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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2022년 월드컵 박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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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무함마드 빈하만

8년 남은 2022년 축구 월드컵이 개최지 선정부터 다시 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카타르가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에게 500만 달러(약 51억원) 이상의 뇌물을 뿌려 유치에 성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짐 보이스 FIFA 부회장은 1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둘러싼 비리가 입증된다면 “(개최지) 재투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스 부회장은 FIFA 윤리위원회가 카타르 선정 의혹을 조사 중이라며 “FIFA 집행위원회는 이 결과를 100% 수용하겠다”고 했다. 카타르 월드컵 논란과 관련해 FIFA 고위층이 개최지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영국 주간지 선데이타임스는 2010년 12월 FIFA 집행위원회가 개최지 선정 투표를 할 당시 카타르 측이 최소 4명의 아프리카 출신 집행위원에게 500여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출신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을 지낸 무함마드 빈하만(65)이 이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선데이타임스는 관련 e메일과 은행거래 명세서 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엔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과 그 가족이 빈하만 측으로부터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200만 달러(약 21억원)를 넘는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된 바 있다. 투표 당시 FIFA 집행위원인 빈하만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카타르 월드컵 유치위원회도 1일 혐의를 부인하는 성명을 냈다.

 카타르는 섭씨 50도가 넘는 폭염 속에 경기장 건설을 강행해 네팔인 200여 명을 포함해 수백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해 ‘살인 월드컵’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무더운 날씨를 문제 삼아 “(카타르 선정이) 실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회가 겨울 시즌인 2023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일본·호주·미국 등이 경합한 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 때 카타르는 결선에서 미국을 따돌렸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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