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식량 차관 삭감은 바보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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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 정부의 김동조씨 증언 비 협조를 이유로 미 하원 본회의가 미 공법 (PL) 480호에 의한 대한 평화 식량 지원 자금 5천6백만「달러」를 삭감하자 미국 각지의 밀 생산업자들은 하원의 조치를 어리석은 행동이라면서 강력히 반발, 대 의회 투쟁에 나섰다. 미국 서부 지역 11개 주의 밀 생산업자 회의 대표들은 하원이 삭감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지난 16일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카터」 행정부와 출신 주 의원들에게 한국「스캔들」을 빨리 해결하고 밀의 대한 판매에 지장이 없게 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이 회의를 주재한 「리처드·바움」 회장은 『한국은 미국이 여의치 않으면 밀의 구입 선을 「캐나다」 혹은 호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까지 밝혔었다.
그러나 이러한 업자들의 우려에도 불구, 하원은 대한 PL480 원조 삭감을 결의해버렸다.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 본부를 둔 서부 지역 밀 생산업자 회의의 대변인은 화가 치민 나머지 『하원의 조치는 바보 같은 것이며 근시안적인 처사』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지금 미국 각주에서는 밀 수확이 한창이기 때문에 업자들의 반발은 실감이 난다. 이 협회에서는 「유진·비커스」 부회장을 비롯한 대표단을 「워싱턴」에 대거 파견, 의원들을 상대로 맹렬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상원. 이미 하원에서 삭감 결의를 했으나 상원에서 다른 결의가 나오면 PL480이 회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로비」 활동은 결사적이다.
이와는 별도로 밀 수확으로 유명한 「캔자스」주 농민들도 독자적인 「로비」 활동을 개시했다. 「위치타」에 있는 「캔자스」주 밀 생산자 협회에 근무하는 「미론·크렌진」씨는 『하원 의원들은 그들의 「스캔들」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했지만, 「카터」 대통령이나 상원의원들은 대한 PL480 삭감을 반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한국이 큰 고객임을 강조하고 좋은 결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캔자스」주 업자들도 최근 「워싱턴」에서의 「로비」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캔자스」주 「로비이스트」로 「워싱턴」에서 활약 중인「칼·스원슨」은 『PL480 농산물은 한국 전체 농산물 수입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뗄 수 없는 한미 관계가 악화된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 협회가 벌이는 「로비」 활동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상원에서의 대한 PL480 지원 삭감 저지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상원에서 하원과 의견을 달리하여 삭감에 반대하면 양원 조정 위에서 다시 토의된다.
상원에 집중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밀 업자들은 『한국은 미국 밀을 연간 5천만∼7천만 「부셸」이나 구입하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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