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 「마셜·플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프리카」 대륙의 적화를 방지하기 위한 서방측의 포괄적 공동대책이 본격적으로 모색되기 시작했다. 미·영·불·서독·「벨기에」등 5개 「나토」회원국은 지난 5일 「파리」에서 「아프리카」지원 전략회의를 열고 이 지역의 공산화를 방지하기 위한 「아프리카」판 소「마셜·플랜」을 토의했다는 것이다.
이 구상은 그 보다 며칠전에 있었던 「프랑스」의 「지스카르-데스탱」 대통령의 아주평화군 구상 및 10억「달러」 상당의 개발기금 설치안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군사적 집단안보조치와 경제적 지원방안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종합대책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의 서방측 「아프리카」 정책이 지극히 단편적이고 군사 일변도였다는 점을 돌아볼 때 이같은 종합대책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크다 하겠다.
전후 4반세기간 서방제국이 「아프리카」대륙에 대해 취해왔던 모든 정책은 소극적인 미봉책과 일시적인 임기응변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착민들에게 독립을 부여하고 난뒤에 와서도 서방 각국들은 「아프리카」인들에 대해 이렇다할 긍정적 경제협력을 제공하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아프리카」의 좌경화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정치적 전략이 무엇인가를 투철하게 파악하지도 못했었다.
그것은 「아프리카」의 좌경화를 방지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 토착 비공산계 민족주의 정부들의 정치적안정과 經濟的 發展을 돕는 것임을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탓이라 할 수밖에 없겠다.
이러한 서방측의 안일과 방심을 기화로 소련은 50년대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 「아프리카」내부의 민족주의 운동과 부족상쟁및 흑백분규에 교묘히 편승하여 이룰 반서방적인 성격으로 유도하는데서 적잖은 이득을 보아왔다. 50년대의 「낫세르」주의선풍때도 그랬고, 60년대의 「콩고」사태와 70년대의 「앙골라」· 남아· 「자이레」 사태때도 마찬가지로 그러했다.
이럴 매마다 서방측은 현지리권의 순군사적 수호라는 한정된 전략목표에만 임기응변식으로 전념한 나머지, 토착 비공산계 민족주의 정부들의 친서방적 안정화라는 장기적 지원대책에는 그다지 큰 역점을 두지 못했던 것이 가리울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결과 「아프리카」의 비공산계민족주의 세력은 점증하는 소련- 「쿠바」- 토착좌경세력의 연합세앞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며, 그 위급 상황은 이번의 「자이레」 사태에서 극적으로 실저되었다.
이제 「아프리카」 정치의 주비권이 우파에서 좌파로 넘어가 전 「아프리카」대륙이 「크렘린」 세계전략의 구도 속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선 무언가 서방측이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싯점에 이르렀다. 「쿠바」의 「아프리카」 주둔 병력총수는 금년들어 4만2천명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들의 주둔 목표와 주둔기간도 그야말로 무한정이다.
그점은 『「쿠바」는 「아프리카」 혁명을 지원할 의무를 느낀다』고한 「카스트로」 자신의 호언속에 역력히 드러나 있다. 이것은 전 「아프리카」 대륙이 공산화되어 이로부터 마지막 서방리권과 친서방 세력이 소멸될 때까지 무제한 싸우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곧 「아프리카」내륙과 중동· 홍해· 「페르샤」만· 인도양 및 희망봉 해성을 제패하려는 「크렘린」 팽창주의의 야망을 대변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이 불행한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서방측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아프리카」우파 정부들의 집단안보와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공동작업에 조속히 대응할 수 있어야만 하겠다. 「아프리카」판 소「마셜·풀랜」의 성공적인 결실을 빌 따름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