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원파 관계자, 유병언 소재 제보하면 안가 제공”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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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호 08면

“구원파 내부의 제보가 절실하다. 신고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신고자의 익명성과 신변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경찰청 간부는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 체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5억원의 현상금이 걸린 유 씨의 행적이나 은신처에 대한 제보 의사를 가진 구원파 신도가 보복이 두려워 망설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신고자가 원할 경우 검찰의 안전가옥(수사기관이 증인이나 제보자의 숙소로 사용하는 곳)까지 제공하겠다. 제보자의 신원을 발설하는 경찰관이나 수사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씨가 자수해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구원파 내부의 온건파 중에서 제보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씨 지명수배 열흘째인 31일 70여 명의 검찰 수사팀원은 전원 근무했다. 추적이 장기화되면서 모두 애가 타는 분위기다. 수사팀 관계자는 “아직도 순천 또는 인근 지역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가 지난달 25일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도주한 뒤 경찰이 검문검색을 강화해 주변을 봉쇄했기 때문에 유씨가 장거리 이동을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주의 예식장 주차장에서 유씨가 도주에 이용한 쏘나타 승용차가 발견됐다고 언론이 보도했을 때 검찰 수사관들이 주변에서 잠복 중이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그 차량이 주차장에 놓여진 것을 수일 전에 파악하고 유씨 또는 측근이 다시 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지키고 있었는데 보도로 수포가 됐다. 언론에서 유씨 행적과 관련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거 직전까지 몰렸던 유 씨와 달리 1억원의 현상금이 달린 그의 큰아들 대균(44)씨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4일 그의 벤틀리 승용차가 순천 시내의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됐다는 것 말고는 뚜렷한 추적의 실마리가 없다. 검찰은 그가 경북 지역에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성장한 그가 친지나 친구의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유씨 일가 소유의 부동산이 있는 경북 청송·군위 등에서 헬기까지 동원해 산악 수색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잘못된 신고나 거짓 제보가 유씨 부자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신고 전화 중 대부분이 짐작이나 추정에 근거한 것이다. 간혹 혼선을 빚게 하는 허위 제보도 있는데 구원파 신도들의 조직적 방해 공작으로 의심이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잠수사 사망으로 중단됐던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31일 오후 하루 만에 재개됐다. 구조팀은 사고가 난 선체 절단 작업을 안전한 방법이 찾아질 때까지 미루고 배 앞머리 쪽 수색을 벌였다. 이날도 실종자 시신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여학생 한 명의 시신이 인양된 이후 16명의 실종자 수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선체 절단을 하다 숨진 잠수사 이모(44)씨의 시신은 인천 연수장례식장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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