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선보일 「한국 미술 5천년전」-출품 목록 300점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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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 5월1일부터 미국에서 개최될 「한국 미술 5천년전」의 출품 목록이 23일 최종 확정됐다. 국립박물관 유물과 개인 소장자, 각 대학 박물관 등의 승낙을 받아 출품하게된 문화재는 모두 3백점. 개인 소장품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각 부문별로는 선사시대 유물 23점, 삼국시대 고분·출토품 1백23점, 금속공예품 14점, 불상 및 기타 조각품 29점, 도자기 77점, 회화 34점 등이다.
이들 문화재는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클리블랜드」 「보스턴」 「뉴욕」 「캔자스시티」 등 미국 7개 도시에서 각각 2개월 정도씩 2년 동안 전시된다.
출품 목록은 5천년 문화재의 정수들을 역사 발전 과정에 따라 6개 부문으로 분류, 징검다리식 연결을 통해 한눈에 한국 역사를 시대별로 훑어볼 수 있게 했다. 출품 유물이 가장 많은 부문은 근래 경주 신라 고분과 공주 무령왕릉 등에서 출토된 금관을 비롯한 금제 장식품.
출품 유물이 적은 부문은 금속공예·선사시대 등이다. 출품 유물 중의 「하이라이트」는 경주 천마총과 98호 고분에서 각각 출토된 2개의 금관.
이밖에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겸재 정선의 산수화·『인왕제색』·고려청자 사자향로·이조분청철사모단문병 등이 각 부문의 대표적 출품들이다.
이번 출품 목록의 선정은 지난 76년 일본 전시 때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일본 전시에서는 85점이나 출품, 두번째로 많았던 선사시대 유물이 대폭 줄어들었고 고분 출토품 및 도자기는 일본 때보다 각각 10∼20여점씩 많아졌다. 그러나 전체 전시 품목 수는 일본 전시 때보다 47점이 적다.
이같은 전시 품목 구성의 차잇점은 첫째 미국인의 취향을 고려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다음으로는 한국의 청동기 문화나 고대사를 일본인들에게는 절실히 인식시켜야할 필요성이 있지만 미국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는 정책적 배려 때문인 것 같다.
미국에서의 「한국 미술 5천년전」출품 목록은 현재사진 촬영까지 모두 끝마치고 도록인쇄를 위한 민집에 들어갔다.
인쇄는 미국에서 출판비를 모두 부담해 금년 말까지 직접 발간한다는 것.
전시회의 실무를 전담한 국립중앙박물관은 가장 어려운 개인 소장품의 출품 교섭을 성공시키고 도록 원고 정리도 6월말까지 끝마칠 계획이다.
5천년전 업무로 미국을 방문 중인 최순우 관장이 오는 6월2일 귀국하면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7개 도시의 전시일정과 도록 출판 준비를 완료하고 출품 문화재의 포장 작업을 서두를 예정이다.
각 부문별 주요 출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선사시대 유물=▲대전 괴정동 일괄 출토품 5점 ▲팔두령구 ▲홍도 등
◇삼국시대 고분 출토품 ▲천마총 금관 ▲98호 고분 출토금관 ▲금제고배 ▲곡옥 ▲금팔찌 ▲금제이식 ▲금제수식 ▲금제봉대 및 요패 ▲금제세환 및 태환이식 등
◇조각품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연가칠년명 금동여래입상 ▲금동보살입상 ▲금동보살삼존상 등
◇금속공예품 ▲용두보당 ▲왕궁리 출토사리용기 ▲청동은입사향로 ▲금동가위 등
◇도자기 ▲청자음각조형주자 ▲청자상감모단문매병 ▲청자조형화병 ▲백자상감모단문병 ▲청화백자매화문호 ▲백자매조문호 ▲분청사기어문병 ▲백자신사연적 ▲백자학문연적 등
◇회화=▲인왕제색도 ▲금강전도 ▲혜원의 풍속도 등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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