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병…남자는 사회관계, 여자는 남편의 외도 탓(이시형 박사 고려병원 .신경정신과)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화가 났어도 화풀이를 못하면 화가 속으로 들어가 온갖 「속병을 일으켜 심지어 죽게 까지 한다는 홧병-. 최근 이에 관한 연구논문이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있다. 이시형 박사(고려병원 신경정신과장)가 76년 1윌1일부터 77년 10월말까지 고려병원에 내원한 남녀환자 61명을 대상으로 한「홧병에 대한 연구」가 바로 그것.
홧병의 원인으로는 여자는 거의 남편과 가정에 관한 것으로 남편의 외도가 43.2%로 으뜸이고 폭행이 20.0% ,남편이 싫은 것이 10.8%등의 순.
남자는 모두가 사회적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자와 대조적.
홧병의 증상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 불면(55.6%)파 위장장애(51.1%), 특히 위장장애는 기간이 오래될수록 증가했다.
불안이나 가슴 두근거림(50.0%)은 초기에 많이 나타나나「온몸이 아프다」「담이 결린다」(20.0%)등의 신체적 증상은 오래될수록 늘어났다.
전반적으로 홧병이 묵을수록 불안보다는 만성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드디어 신체화 과정으로 전환되면 오히려 우울증은 호전되고 특정한 신체부위가 아픈 것으로 나타났다. 위궤양·고혈압·심장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홧병은 골병·속병·담·속앓이·가슴앓이 등을 앓아 병을 얻거나 홧병으로 죽을 수도 있다는 민간의 관념이 현대 의학적 개념과 일치하고 있다고 이 박사는 결론짓고 있다. 【김이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