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장 '무소속 3연승' 마법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왼쪽부터 허석(49·새정치연합), 이수근(46·통합진보당), 조충훈(60·무소속).

27일 오후 전남 순천시 풍덕동 전통시장. 상인들 간에 순천시장 선거 얘기가 오갔다. 정호영(55)씨는 “당 소속이 없으면 어뗘, 일만 잘하면 되지. 무소속 후보 찍어 줄랑게”라고 했다. 옆에 있던 최금숙(55·여)씨가 반박했다. “아이구, 대통령·국회의원 모두 당을 끼고 있는디, 시장도 소속이 있어야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을까.”

 순천시장 선거는 무소속 돌풍이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2012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10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노관규 시장이 2년 뒤인 2012년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사퇴했다. 이 때문에 치러진 그해 보궐선거에서 조충훈(60) 시장이 당선됐다. 조 시장은 이달 초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호남에 기반을 둔 새정치민주연합(옛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조 시장은 “정당 공천을 신청하면 후보 간 경선을 치러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또 당만 보고 투표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허석(49), 통합진보당의 이수근(46), 무소속 조충훈 후보 등 3자 대결 양상이다.

 허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거대 야당의 도움이 필요하다. 소속당과 협조해 예산을 따오겠다”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20대부터 민주화 운동, 노동 운동, 지역 언론운동을 해왔다”며 “소외계층을 위하고 인사와 돈 문제에 잡음이 없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역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후보는 ‘서민이 행복한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순천시민 이민정(37·주부)씨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무조건 민주당을 찍었지만 이제는 인물이나 정책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전남 C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순천지역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가 1위(52.5%), 허 후보가 2위(26.2%)를 차지했다.

순천=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