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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고씨 일가가 거둔 농작물서도 다량의 수은 검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담양 고은석씨 가족의 혈액 및 소변에서 대량의 수은을 검출해낸 조사반(본사위촉)은 두 형제가 먹고 있던 쌀·고추·무·김치에서도 대량의 수은을 검출했다. 이로써 고씨 일가족은 우리 나라에서 유기수은제 농약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수은중독이 된 중금속 공해병환자의 첫「케이스」가 됐다.
복사위촉으로 조사에 나섰던 차철환 박사(고대 의대교수·환경의학연구소장)는 두 형제의 광주 자취 집에서 수거해온 쌀·고추·무·김치의 수은 함량을 정밀 측정한 결과 쌀의 경우 1g속에 0.17「마이크로그램」의 수은이 들어있어 일반 쌀(서울 미곡상에서 채취)의 0.03「마이크로그램」보다 무려 5.7배나 되었고 고추에는 0.19「마이크로그램」, 무에는 0.1「마이크로그램」, 김치에는 0.04 「마이크로그램」이 들어있어 야채기준치(일본) 0.005∼0.025「마이크로그램」에 비해 4∼8배나 되었다고 발표했다.(그림 참조)
이들 4가지 식품은 두 형제의 고향에서 보내준 것으로 고씨 일가족이 직접 논과 밭에서 수확한 것들이다.
차박사는 고씨 자신이 수확한 쌀(아직 탈곡도 하지 않고 쌓아둔 것)에 대해서도 수은농도를 측정한 결과 현재 먹고있는 쌀보다 수은오염의 정도가 심한 0.22「마이크로그램」으로 일반 쌀의 7.3배나 되었다면서 이 쌀을 계속 먹을 경우 수은중독의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박사는 지난달 25일 현지에서 영철군과 영삼군의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하고 이들이 먹고있는 쌀·고추·무·김치를 수거해서 그동안 수은검출법의 국제공인방식인 『원자흡광 광도분석기(Atomic Absorptiom Spectrophotometer)에 의한 환원기화법』을 이용해서 수은함량을 정밀 측정했다.
한편 차박사와 함께 조사에 참가해 두 형제의 증상을 「체크」했던 주정화 박사 (고대 의대교수·신경외과 과장)는 환자의 전형적인 증상과 정상인에 비해 14∼20배 높은 혈중 수은함량, 그리고 이들이 먹고있는 식품 속의 높은 수은농도로 보아 수은중독이 확실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차·주 박사「팀」은 고씨 일가족이 유기수은제 농약을 과도하게 뿌려 이들이 경작, 수확한 모든 농작물이 고농도의 수은에 오염된 것을 가족들이 먹어 수은중독된 것 같다고 말해 ▲농약의 성분재조사와 ▲농약관리법의 계몽이 시급한 문제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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