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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10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4월 첫 토요일. 향토예비군이 제2의 국군으로 그 위용을 드러낸지 10년이 되었다.
창설당시 어설프기만 했던 예비군은 10년의 연륜이 거듭되는 동안 조직과 전력 면에서 국토방위의 중요한 이익을 담당할 이 만큼 성장했다.
지휘체제가 일원화되었고, 통신망도 크게 개선되었다.
3백20만 예비군의 조직과 편성도 전투위주로 재편되었고, 75년부터는 현역군인과 맞먹는 전력을 지닌 전투예비군이 편성되었다.
무장도 국산소화기·중화기를 비롯하여 기동장비에 이르기까지 날로 현대화되어 가는 중이다.
작년부터는 군소 훈련장을 봉합하여 연대 급 인원을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종합훈련장까지 마련돼 교육훈련에도 일대혁신이 이뤄졌다.
이제 예비군은 소부대 전술훈련으로부터 합동작전훈련·사단단위 기동훈련·한미합동작전훈련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작전활동에까지 참여할 수 있게끔 되었다.
내 고장을 내가 지킨다는 지역방위 임무뿐 아니라 내 나라를 내가 지킨다는 광역방어 임무까지 치러내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60년대 중반부터 치열해진 북괴의 무장공비 침투, 특히 68년1월21일의「1·21사태」의 충격 속에서 창설된 예비군은 그동안 무장공비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는데 있어 혁혁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해 6월 강원도 고성군에서 벌어진「현내 작전」을 필두로 그해 11월 울진·삼척지역에 침투한 1백20명의 무장공비 섬멸 작전에서는 예비군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지금까지 예비군은 무장공비소탕을 의한 대소 3백여회의 작전에 연 3백50만명이 동원돼 후방지역 공비토벌작전 총 전과의 62%를 수행하는 능력을 과시했다.
최근 들어 북괴의 대규모 무장공비 침투가 뜸해진 것도 필시 우리 예비군에 대한 경계 내지는 두려움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러한 두려움 때문에 북괴가 언제까지나 위축되어만 있으리라고 보아선 안 된다.
저들은 특수8군단과 경보병부대란 형식으로 10만명 가까운 비정규 특수부대와 AN-2수송기·「스쿠터」·「글라이더」·잠수정·잠수복 등의 후방침투 장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북괴가 우리 예비군의 존재를 전제로 한 전술마련에 부심하고 있을 것에 대비하여 우리 예비군도 조직·관리·전술 면에서 어떠한 도발도 이겨낼 수 있는 태세를 갖춰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
지난 10년간 예비군이 성장해온 그늘에는 아직도 약간의 문제점이 남아 있다. 방대한 조직의 관리상의 문제와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부조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1차적으로 관계당국에 해결책임이 있겠으나, 예비군 모두가 협력하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다. 때문에 향토예비군 창설10주년은 단순한 축하의 날이기보다는 향토와 국가방위에 대한 국민적인 다짐의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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