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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커지가 주춤… 「운전사 월29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부산의 일부 시내 「버스 」업자들이 실시한 운전사와 안내양에 대한 임금인상조처는 전국 운수업계에 거다란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부산시내 29개 시내 「버스 」 업체중 15개 회사가 임금인장을 약속했고 사업조합측은 전업체에 똑같이 적용할수 있는 적정선을 모색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대구·광주·인천등지의 시내 「버스 」종사자들도 부산과 같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부산의 안내양 교습소에는 갑자기 지원자가 붐비기 시작했다.
부산에서는 3월1일부터 「토큰」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단체협약을 거쳐 운전사와 안내양의 임금이 15일 근무를 기준해 월 14만9천원과 6만원으로 올랐었다. 일당으로 치면 운전사 9천9백33원, 안내양 4천원에 해당된다.
그러나 1주일 가량 지나자 운전사들과 안내양들은 이같은 임금인상만으로는 생계를 꾸릴수 없다면서 직장을 옮기거나 업무에 열을 보이지 않았다.
몇몇 회사는 「토큰」제 실시로 늘어난 수입금 범위안에서 이들의 처우를 다시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0일 금강여객(대표양태식)이 처음으로 운전사와 안내양들로부터 「삥땅」을 않는다는 다짐을 받으면서 세금과 기타잡비(공과금이라고 부름)를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운전사의 경우 세금과 잡비·식대·담뱃값·장갑값 월2만5천3백36원, 안내양은 1만3천8백90원이어서 금강여객의 인상약속액 (15일 기준)은 운전사 17만4천3백36원, 안내양 7만3천8백90원인 셈이었다.
이에 자극받아 다른 회사종업원들도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해 16일을 전후해 14개 회사가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별표 처우개선 약속실태표 참조)
가장 높은 액수를 제시한 회사는 일광여객(대표 박량수). 수입금이 하루 대당 평균 7만원에 이르면 매일 운전사 4천5백원, 안내양 3천원씩의 일당을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약속대로면 운전사는 하루 1만4천4백33원의 일당을 받아 15일을 일하면 월21만6천5백원, 20일을 일하면 29만1백35원으로 일당제 근로자로서는 놀랄만한 액수가 됐다. 안내양도 하루 7천원의 일당을 받개돼 15일 근무 10만5천원, 20일근무 14만5백75원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광여객은 이같은 약속이행에 앞서 16일부터 23일까지 1주일간 시험기간을 가졌는데 그결과 대당수입은 6만2천∼6만3천원에 그쳐 회사가 약속이행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게 됐다.
일광 다음은 세익여객(대표 전창현)으로 15일 근무를 기준해 운전사는 20만9천원, 안내양은 9만원이다.
이같은 각회사별 인상약속은 그동안 극비에 붙여졌으나 금성교통(대표 윤용원)이 임금인상 내용을 공표함으로써 표면화됐다.
그러나 각회사별로 약속된 인상액이 그대로 이행되기는 어렵다. 이는 사용주와 근로자 사이의 단체협약이 각회사별로 이뤄지지 않고 사업조합과 노조지부 사이에 체결되기 때문이다.
남은 문제는 30, 31일 사이에 사업주들이 모임을 갖고 어느 수준으로 올린다는 의견을 통일시키는 일이다.
사업주측의 공통된 견해는 금성교통이 내놓은 운전사 일당 1만2천6백원, 안내양 일당 5천3백34원선으로 굳어져가고 있어 4월분 임금부터 이수준에서 일률적인 인상지급이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이무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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