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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황제 포효' 브라질서도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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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5일 AT마드리드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연장 후반 15분 피날레 골을 넣은 뒤 ‘초콜릿 복근’을 뽐내고 있다. “최고는 나”라고 선언하는 듯했다. [리스본(포르투갈) AP=뉴시스]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지고 근육을 뽐내며 포효했다. “세계 최고 축구선수는 바로 나”라고 선언하는 듯했다. 25일 AT마드리드와 펼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 연장 후반 15분.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피날레 골로 장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는 ‘헐크 세리머니’를 펼쳤다.

 더 이상 호날두에게 ‘만년 2인자’란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 2014년 그는 자타공인 축구황제다. 호날두는 한때 라이벌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의 그늘에 가렸다. 하지만 호날두는 지난해부터 메시를 넘어섰다. 지난 1월 4전5기 끝에 발롱도르(Balon d’Or)를 거머쥐었다. 2009년부터 4년 내리 메시에게 발롱도르를 내준 호날두는 5년 만에 세계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을 되찾았다.

 지난 4월 왼쪽 대퇴이두근 부상으로 약 3주간 결장한 호날두는 이날 AT마드리드의 철벽수비에 막혔지만 기어코 쐐기골을 뽑아냈다. 이번 대회 17호 골로 역대 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기록을 갈아 치우며, 팀에 대회 10번째 우승을 안겼다. 대회 종전 최다골 기록은 메시와 AC 밀란의 호세 알파티니가 기록하던 14골이었다. 대회 통산 득점에서도 호날두(68골)는 메시(67골)를 밀어냈다. 호날두는 조국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해 시즌 2관왕을 달성했다. 앞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의 스페인 국왕컵 우승을 이끌었다. 카를로 안첼로티(65)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호날두가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호날두는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입증한 선수다. 그는 어릴 적 체구가 작아 별명이 ‘아벨리냐(abelinha·포르투갈어로 작은 벌)’였다. 현재 가슴둘레는 1m9㎝에 달한다. 수퍼스타가 됐지만 요즘도 매일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 복근운동 3000회씩을 한다. 스페인 스포츠지 아스는 호날두에게 ‘수퍼맨 크리스티아누’란 별명을 붙여줬다. 호날두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손흥민(22·레버쿠젠)은 “메시는 타고난 천재 같다. 그러나 호날두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천재다. 나도 노력파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호날두는 이제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하고 있다. 호날두는 그동안 포르투갈 유니폼에 새겨진 ‘JOGA SEM MEDO(두려움 없이 경기를 펼쳐라)’란 문구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포르투갈은 4위에 올랐지만 호날두는 이란전 1골에 그쳤다. 4년 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북한전 1골에 머물며 8강행을 이끌지 못했다.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스웨덴과 브라질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혼자 4골을 터트리며 본선행을 이끌었다. 생애 세 번째 월드컵에서 그는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로 나선다. 포르투갈은 독일·가나·미국과 G조에 속해 있다. 대진표상 H조 한국이 16강에 오른다면 포르투갈과 만날 수 있다. 손흥민은 자신의 롤모델 호날두와의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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