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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아시아의 미래' 포럼 … 중앙일보·인민일보 등 9개 사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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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리셴룽(左), 나집(右)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주최하는 제20회 ‘아시아의 미래’ 국제포럼이 22일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중앙일보와 중국의 인민일보 등 아시아의 유력 언론 9개사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 이번 포럼에서 각국의 지도자들은 ‘도약하는 아시아, 다음 20년에의 메시지’를 주제로 강연과 토론을 했다.

 22일에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기조 연설을 했다. 리 총리는 “향후 아시아의 큰 핫 스팟(정치적·군사적 분쟁지역)은 한반도”라며 “20년간 한반도에 어떤 일이 생길까. 남북간의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벼랑 끝 외교로 긴장조성이 반복되면서도 전쟁은 터지지 않는 정세가 이어질 수도 있고, 돌연 (북한) 체제가 붕괴하거나 무력 분쟁으로 발전하는 나쁜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에 실패한다면 지역 정세의 위험이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이 핵개발 노력을 계속할 경우 어느 시점에서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그동안 유지해온 비핵화 정책을 수정하게 될 수 있고, 만약 어느 나라가 핵무장을 결정한다면 지역 전체의 불안정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주변국과의 역사 갈등에 대해 리 총리는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됐으니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생각은 알겠다. 한국이나 중국과 협력해 (과거) 전쟁의 역사를 해결해야 일본이 보통국가로 가는 길이 쉬워질 것” “이웃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일본의 경제개혁이 성과를 더 낼 것이다. 이웃나라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으면 지역 마찰로 인해 투자와 무역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일본과 한국·중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서로 윈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시아에서 민족주의 경향이 강해진 데 대해선 “적대 의식을 높여 역사의 굴레를 차세대에 물려주게 된다”며 우려했다.

 나집 말레이시아 총리는 “‘아시아의 세기’가 현실화돼 아시아가 세계의 중핵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들이 아시아에서 존재감을 겨루는 시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시아 각국이 군사비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경쟁적인 군사 확대 정책에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포럼 첫날엔 중국을 둘러싼 논의가 특히 활발했다. 리 총리는 “미국이 아시아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중국이 국제법을 준수해 나가며 (지역 내) 영향력을 증대해 나가는 시나리오가 바람직하다”며 미국 역할론을 내세웠다.

나집 총리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영토 갈등에 대해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국제법에 의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남중국해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대립하는 베트남의 부 덕 담 부총리는 “중국은 국제법을 어기고 있으며 베트남은 중국의 주권 침해 행위에 강하게 항의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기타 쓰네오(喜多恒雄) 닛케이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20년간 아시아는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변화해 왔다. 경제의 중핵을 이루는 국가는 다극화됐고, 국력의 균형이 바뀌면서 안전 보장을 둘러싼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며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미래를 향해 활발한 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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