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맹국에 소동 일으키는 「재워스키 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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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재워스키」특별고문이 한국에 대한 각종 요구를 날로 증가시키면서 미국의 주요 우방들 사이에는 이미 그들 국가와 미국 사이에 구축된 외교성과를 뒤엎고 외교관계를 마비시킬 위험에 대한 일종의 공포분위기가 일고 있다. 「재워스키」특별고문은 하원 윤리위의 한국 「스캔들」조사에서 전 한국대사를 증언에 나서도록 위협·강권함으로써 우방뿐 아니라 하원지도자들까지 경악케 하고있다.
그의 위협이란 만일 증언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하원이 대한원조중지 표결을 하도록 그 자신이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65년 하원에 의해 승인된 「빈」조약에 따르면 어떤 외국외교관도 증언에 나서도록 강요될 수 없게 돼 있다.
현재 박정희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인 전 주미한국대사 김동조씨는「재워스키」특별고문에 의해 상원의원 매수사건에 대한 사실증인으로 요구받고 있다·
「이스라엘」「이란」「사우디아라비아」등 대규모의 미국원조를 받는 수혜국들은 만일 김동조 전대사가 「재워스키」의 위협에 굴복한다면 자기들 역시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의회지도자들에게 조용히 통고했다.
한미군사동맹에 대한「재워스키」의 유사한 위협은 한국정부가 박동선씨를 하원윤리위원회에서 충분히, 그리고 자유롭게 증언하도록 설득하는데 있어서는 부분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뇌물공여자인 박씨를 다음주 미국에 데려오는 조치는 주로 법무성과 국무성에 의해 이루어졌다.
미국우방들이 철저히 준수할 것을 「워싱턴」정부에 조용하게 압력을 점증시키고 있는「빈」조약은 미국정부가 김동조씨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한국정부에 접근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지난 주말 「리처드·스나이더」주한 미 대사를 「워싱턴」으로 소환 「스나이더」대사가 한국정부로부터 어떤 언질을 받아낼 수 있도록 한국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가능성 문제를 놓고 협의했다. 그러나 압력이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용식 주미한국대사는 지난1월 31일 미국이 서울에 대해 김동조씨를 증언케 하도록 압력을 넣을 여지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토머스·오닐」하원의장에게 말했다. 「오닐」의장이 멀리 떨어져 있는「대화」를 어떻게 가능케 할 것인가 하고 물었을 때 김 대사는 「빈」협정을 무시해야 할만한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것은 한국「스캔들」의 조사관으로 바뀐「워터게이트」의 영웅 「재워스키」의 「코트」로 공을 넘겨준 것이다.
의회지도자들까지도 개인적으로 한국이 김동조씨를 내놓기를 거부할 경우에 한국에 대한 군사·외교적 면에서의 의회보복을 두려워한다.
그러면 「재워스키」가 보복 위협을 하는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 부분적으로는 공적「스캔들」을 다루는 이 나라의 저명한 검사로서의 그의 높아 가는 명성에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한국「스캔들」에서 형사 적 비행혐의를 받을 수 있는 수명의 현직의원이 있다고 2월5일의 기자회견에서 발표된「재워스키」의 명백한 성명서에 더 큰 근원을 두고있다.
법무성 조사관들도 그런 결론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런 결론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회 또는 위증이 발견될 수 있는 「수명의 현직의원」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재워스키」는 의회전체를 깊은 의혹 속에 몰아 넣었다.
『김동조씨 문제에 대한 「재워스키」의 위협은 가장 격렬한 것』이라고 하원국제관계위원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우리들에게 말했다. 그는『우리는 성실성문제에 너무나 민감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했다. 하원의 한 공화당 지도자는 하원이 동맹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한국과의 방위협약을 크게 해치게 될 모험을 무릅쓸 이유가 있음을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시인했다. 『그것은 아주 비겁하다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소심한 짓이다. 하원을 어쭙잖게 비유하자면 「닉슨」이 「나는 악한이 아니다」라 말한 것과 비슷한 처지다. 그래서「재워스키」에게 조사가 너무 지나치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 공화당 지도자는「재워스키」가 압력을 가한다면 자신도 대한원조 삭감에 찬성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백악관과 국무성도 오늘 당장 그런 표결이 있을 경우 「재워스키」를 패배시킬 가능성은 없다.
한국이 「빈」협정에 따른 외교특권을 지킨다면 「재워스키」위협이 성공할 것은 의심할 나위 없다.「재워스키」는 김동조 전주미대사의 증언을 못 듣게되면 그 때문에 조사가 성공하지 못하게 됐다고 미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하원의원들에게 말하고 있다.
이러한 우스꽝스런 조사극은 미국인의 마음속에 「재워스키」를 더욱 부각시켜줄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의 미국이익에 대한 대가로는 엄청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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