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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회, 국교생 상대 만화실태 조사…"83%가 권하기 어려운 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민학교 학생의 90%가 1주일에 5권 이상의 만화를 읽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도 1권 이상씩은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회 정책연구실이 전국 1천4백70명의 국민학교생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학교학생들이 가장 즐겨읽는 만화는 공상과학 만화가(46%)로 으뜸이고 다음이 폭력만화(22%), 명작만화(21%), 순정만화 (6%), 위인전만화(5%)의 순서로 많은 학생들이 공상과학 및 폭력만화를 탐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만화를 읽고 난 후 만화주인공의 흉내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낀 학생이 88%이고 나머지 l2%는 실제로 주인공과 같은 흉내를 한 번 이상씩은 내보았다고 밝혀 건전치 못한 만화내용 때문에 공상세계와 현실에 대해 판별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모방심에서 각종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담당자는 국민학교 3학년학생이 만화에서의 부활을 믿고 목매어 자살한 경우라든지 중학생이 옆집아기를 유괴 한 후 협박전화를 걸다가 경찰에 잡힌사건등을 예로 들었다
유정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년동안 우리나라에서 출판되는 만화는 모두 1만5천종에 약 3천만부에 이르나 내용이 조잡하고 충동적이며 또는 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마친 것처럼 위장한 만화가 전체의 83%인 2천5백5만여부에 달한다.
불량만화와 함께 어린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만화를 빌려주는 가게들로 이들 업소에서는 대본과 함께 저질과자 및 떡볶이, 번데기등을 팔아 어린이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으며 더러는 담배를 파는 것은 물론 화투 및「카드」놀이를 하도록 방을 빌려주며, 일부 가게에서는 책이나 시계등을 담보로 1할이상의 고리채 놀이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몇 몇은 돈을 갚기 위해 절도행위를 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유정회는 이 같은 불량만화 및 대본업소의 실태 때문에 어린이들의 정신순화, 창의력발달에 큰 지장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방심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불량만화를 규제하고 대본업소를 단속 할 수 있는 강력한 입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또 건전한 만화를 육성하는 방법으로 현재 작가에 지급하고 있는 문예진흥 기금을 대폭 증액, 보조해야하며 문공부에 만화심의 기구를 실치하여 책임있는 심의를 하도록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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