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장관의 금연「캠페인」에 세계 발끈 미국서 불붙은「담배 전쟁」|「카터」대통령도 난처한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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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금 미국에서는「흡연-금연 전쟁」이 격렬하다. 선전 포고자는 건강·교육·복지성 장관인「조제프·캘리파노」. 미국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남성 흡연자들은 서서히 흡연량을 줄여가는데 반해 여성과 10대 흡연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그중 10대 흡연자는 1968년이래 2배가 되어 전체 흡연인구의 16%나 되고있다.
이에 당황한「캘리파노」장관은 최근『흡연은 완만한 자살 행위』라고 경고하고 금연「캠페인」에 2천3백만「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이러한 처사에 대해 담배 회사들은『한 금연주의자의 반미치광이적인 행위』라고 쏘아붙였고, 담배 주산지인「켄터키」주 출신의 한 하원의원은「캘리파노」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격분한 금연 주의자들은『정부가 돼지「인플루엔저」같은 하찮은 전염병에는 2억5천만「달러」나 쓰는데 비하면 금연「캠페인」에 쓰는 2천3백만「달러」는 푼돈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나섬으로써「흡연·금연전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캘리파노」장관은『흡연이야말로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흉악범』이라고 주장하고『미국은 지난해만도 흡연으로 인한 심장병으로 22만명, 폐암으로 7만8천명, 기타 다른 장기의 암으로 2만2천명이 죽었으며 그밖에 흡연과 관련된 질병 때문에 소비된 의료비는 전체 의료비의 10%나 되어 해마다 1백80억「달러」란 거액이 그대로 연기와 함께 사라진다』고 국민들의 설득에 나섰다 지난해 연초 세금으로 60억「달러」, 담배 수출로 15억「달러」를 들여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미국 정부는 금연「캠페인」에 냉담한 편.
연초업은 남부의 60만 농부들의 생업인데, 「카터」는 최근 이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라는 금연 주의자들의 압력에 대해『살아가려고 열심히 일하는 이 많은 농민들에게 그렇게 가혹한 조처는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은근히 연초 업자를 두둔하고 있는 실정이어서「흡연·금연 전쟁」의 양상은 기묘하다.
또 대통령 건강 고문「피터·분」은 한술 더 떠서『금연법을 만든다면 이는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못 박고『정부는 경고로써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피우고 안 피우고는 개인각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금연주의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에 지지 않고 연방무역위원회는 71년 TV로 방영했던 금연「캠페인」「프로」를 재개해 줄 것을 제의하는 한편 6개 주요 연초 제조회사와 20개 광고회사를 대중을 현혹시켰다하여 고소했다.
이 팽팽한 공방전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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