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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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캄」씨의 면도날이라면 번뜩이는 예리한 비판을 뜻한다. 면도날이 섬뜩하게 날카로와진 것은 꽤 오래됐다.
본격적인 철제면도칼이 선을 보인 것은 1762년「프랑스」의 「장·자크·페레」의 공로다. 그는 처음으로 안전면도날을 궁리해 냈다.
여러 고증에 따르면 면도칼은 수레보다 먼저 사용되었다. 동굴벽화는 인류가 이미 2만년 전에 조개껍질의 조각이나 부싯돌로 갈아서 면도한 사실을 보여준다.
면도칼의 재료는 구리·철·금 등 다양하다. 금제 면도칼은 아마도 실제적인 용도보다 고귀한 신분을 상징했으리라.
고대인은 싸울 때 적의수염을 잡아당기는 것을 전술로 삼았던 모양. 그래서 면도칼이 생겨났다는 풀이가 있다.
말굽모양의 면도칼은 1880년께 미국에서 나타났다.
이전까지는 모두 날이 고정 부착된 면도칼이었는데 날을 갈아 끼우는「타입」은 미국의 한「세일즈맨」인 「킹·캠드·길레트」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만들어냈다.
1895년 어느 날 아침, 면도를 하던 그는 면도날이 몇 번 썼더니 너무 무디어지는데 그만 짜증이 났다. 순간 그에게 떠오른 것이 한번 쓰고 날을 갈아 끼우는 1회용 면도칼.
주위에서 기술 및 재정지원을 받은 「길레트」는 상품화에 착수했다. 1903년의 일이다. 처음에 그는 1백68개의 날에 51개의 면도칼을 팔았는데 뜻밖에 「히트」를 쳐 5년만에 무려 1백40만개의 날에 30만개의 면도칼을 팔아 일확천금의 행운을 잡았다.
한편 면도기가 출연한 것은 1900년대 초기. 처음엔 손으로 작동하는 수동식으로 영국의「지피·애플야드」란 사람이 발명했다.
면도기는 수동식에서 동력식으로 발전하고 드디어는 1923년 미국의 「제이컵·슈크」대 령에 의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전기면도기가 발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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