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암 싸워서 이길 수 있다 (4)|누가 암에 잘 걸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왜 하필이면 제가 암에 걸립니까.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열심히, 그리고 착하게 살아왔는데….』
흐느끼는 환자 「피플」 여인 (45)을 달래는 「루카·밀러스」 박사 (미 「휴스턴」의「M·D·앤더슨」 암「센터」)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4남 3녀의 어머니로서, 또 시청의 관리로 일하는 남편의 아내로서 부끄럼 없이 성실하게 살아 왔다는 그녀에게 떨어진 절망적인 선고는 말기 유방암이었다.
「피플」 여인처럼 청천벽력의 선고를 받는 암 환자는 세계적으로 매년 1천만명이 넘는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36억이 넘는 세계 인구중 이렇듯 많은 사람이 하필이면 암의 공격을 받는 것일까. 도대체 누가 암에 잘 걸리는 것일까.
『아직 확실한 통계는 없다. 그러나 유방암의 경우 잘 걸리는 집안 (가계)이 있는 것 같다. 다산부나 유방의 자극을 즐기는 사람에게 많은 것 같다. 「밀러스」 박사는 동양 여성보다 성희를 즐기는 구미 여성에게 유방암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퍽 흥미롭다고 말한다. 유방암이 자손에게 전염된다고 주장해서 화제를 모은 암 학자는 「미시간」 암 재단의 「브래넌」 박사. 그는 1백명 산모의 젖을 조사, 6명의 젖에서 암 「바이러스」를 발견했는데 이들 부인의 어머니들을 조사한 결과 모두 유방암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자궁암이 조혼·다산·불결하고 무질서한 성생활·남편의 포경·월경 직후의 성행위·독신녀 등에게 흔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미 「뉴욕」「슬로언·캐터링」 암 연구소 부속 병원 「M·아이징거」 박사의 말이다.
지나치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폐암과 위암이, 폭음하는 사람에게 간암이, 그리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위암이 많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일본의「히라야마」 박사는 위암 환자를 건강한 사람과 비교한 결과 식성이 짜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는 만성적인 소화 불량·만성위축성 위염·위궤양 등을 앓은 사람은 위암을 특히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프랑스」의 「피에르·데노아」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감수성이 강하고 소심하며 융통성이 없고 꼼꼼한 성격의 사람이 암에 잘 걸린다. 비사교적이고 비활동적인 사람도 암에 약하다. 한편 혈액형으로 볼 때 A형의 사람에게 보다 암이 많은 점이 특이하다고 「데노아」 박사는 말한다.
『암이 유전되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조부모·부모 또는 가까운 친척과 조상 중에 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평소 건강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미 국립 암 연구소 (NCI)의 「갤로」 박사는 암의 유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김영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