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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그만둔 날 팽목항에 … 시장 마지막 날 방재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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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날 하루에만 기자회견을 두 번이나 했고 진도 팽목항도 다시 찾았다.

 정 후보는 의원직 사퇴 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7년간 국회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은 모두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는 토양”이라며 “지역주민과 국민의 삶을 걱정하듯이 이제 서울시민의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은 제가 박원순 시장보다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전날 자신이 박 시장 측 언론 담당 비서관이 100명이라고 한 걸 박 시장 측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나서자 “박 시장을 돕는 임종석 전 의원은 일절 고소·고발을 안 하겠다고 발표하고 같은 날 다른 분은 저를 고발하겠다고 하고, 이래서 정치가 재밌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 후보로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벌어진 박 시장과의 여론조사 격차를 좁히는 게 급선무다. 관건은 보수층 결집이다.

 정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친박’ ‘비박’이란 말을 쓰자 “그런 표현은 의미가 없다. 언론에서도 안 써 줬으면 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비박’ 후보로 비칠 경우 보수층 결집이 어려울 수 있음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당이 실제로 둘로 갈라져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두 번째 회견 때 정 후보는 “서울시는 지하철 공기의 질이 법정 기준치를 충족시킨다고 주장해 왔지만 제가 의뢰한 전문기관의 조사, 언론기관의 조사, 최근 한국대기환경학회의 조사 결과는 기준치를 크게 넘는다”고 공격했다. 회견 후엔 막내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 이후 처음으로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박 시장은 ‘안전행보’를 이어 갔다. 오전엔 서울시 종합방재센터를 방문해 119 신고 접수와 구급상황 처리현황 등을 보고받고 민방위통제실·종합상황실 등을 둘러봤다. 서울시 종합방재센터는 서울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난·재해신고를 접수하고 출동·구조·복구 등을 통합 관리하는 기관이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를 비롯해 서울에서도 각종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어린이놀이터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등을 잇따라 방문해 안전실태를 점검해 왔다. 박 시장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 행정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시정 공백이 없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후보 등록을 할 15일 오전까지 ‘풍수해 대책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등 시장 직무를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시장실에서 인터넷 중계를 통해 2년6개월간 시정 운영에 대한 소회를 밝힌 뒤 오전 11시 서울시청 지하 1층 시민청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박 시장이 서울시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면 시장직은 자동으로 정지된다. 16일에는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캠프 인사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박원순 캠프 대변인인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음을 고려해 ‘유세차 없는 선거운동’을 하는 등 조용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은 ‘시민과의 소통’이라는 선거 컨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종로 광장시장 인근에 마련했다. 

김경희·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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