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초기의 풍물」한눈에|80년 전 서울의 모습 담긴 책 파리서 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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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모리스·쿠랑」은 지난 세기말 주한「프랑스」공사관 통역으로 근무하면서(경의선 철도 부실기사였던「부르다레」의 확인)당시 우리나라의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았었다.
이 귀중한 사진들은 그가 쓴 1900년「파리」만국 박람회의 대한제국 관 참관기인『1900연, 서울의 추억』(지난 7월4일자, 일부 지방 5일자 본지 3면에 보도에 함께 수록했었다. 약20여「페이지」에 50여장의 사진이 수록된 구한말의 진귀한 자료들은「파리」동양 어 학교 소장 분에서는 8「페이지」의 본문만 남기고 없어지고 말았다.
이 방면에 관심을 가진 재 불 이진명 박사는 이 사진 자료를「파리」의 국립중앙 도서관에서 다시 발견, 도서관측의 호의로 모두「마이크로 필름」에 수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파리」만박 관계자들의 모습 뿐 만 아니라 서울의 전경, 왕궁의 무희들, 무당을 비롯한 고유의 풍속을 담고 있다.
아마도 이 사진들은「모리스·쿠랑」이 한국에 근무했던 1890년대 초기일 것이다.「쿠랑」은 당시 이미 연구가 활발한 일본보다도 한국에 관심을 갖고 깊이 연구한「프랑스」인 이다.
그가 한국에 근무했던 것은 언론·역사·지리·풍속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대 수집한 자료를 중심으로『한국문학서적목록』(전3권)을 1894∼1897년 사이에「파리」에서 출판했던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후 1902∼3년 출판한『중국·한국·일본 도서목록』은 지금「파리」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여하간 80년 전에 그가 찍은 사진들은 오늘의 서울에 비추어 금석지감을 느끼게 한다. 만전의 대한시국관 모습은 섭섭하게도 담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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