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석유증산 율 해마다 낮아져 머잖아 "수입신세"로|미 CIA,『소련의 경제』보고서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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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테헤란=조동국 통신원】주요 석유수출국인 소련은 머지 않아 석유 수입 국으로 반전, 소련은 물론 동구제국들의 대 중동정책이 크게 변할지도 모른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최근 전망했다.
CIA는『소련의 경제』란 최근의 보고서에서 소련의 석유생산 증가량이 해마다 줄어 80년엔 4%, 85년엔 1%(이상 전년 비)의 증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추산이 맞을 경우 해마다 석유수출로 45억「달러」의 외화를 벌고 있는 소련이 머지 않아 석유수입을 위해 오히려 해마다 1백억「달러」를 지불해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소련은 전「에너지」자원의 44%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으며 핵「에너지」는 현재 전체의 1%이하여서 핵「에너지」가 주「에너지」원으로 대두될 가능성은 가까운 장래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소련은 외화 부족으로 자국의 자원개발에 필요한 장비도 구입하기가 어렵게 되므로 고도의 정밀기술과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방세계, 특히 미국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련이 종래 까지 누려 오던 국제 정치상의 강자로서의 입장이 다소 약화될 것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따라서 소련이 앞으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이란」등「아랍」제국에 무기를 팔아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소련은 이 지역에 주로 정치적 목적으로 무기를 공급해 왔으나 앞으로는 오히려 경제적 동기에 의해서 무기를 판매해야 할 것이며 따라서 무기 구입 국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은 종래와는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것.
소련은 앞으로 석유를 공급받아야 할 것에 대비, 이미「이란」과 8백만「배럴」의 석유 협정을 체결했고 그 반대 급부로「이란」의 도로공사와「이란」의 남부에서 소련 국경까지 이어질 1천km의 송유관 설치 계획에 기술을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
소련에서 석유를 공급받고 있는 동구제국들도 벌써부터 이 같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 중동의 산유국들과 부산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올 들어 이미「이란」에서 37만5천t의 석유를 구입하고도 25만t을 추가 수입할 것을 교섭하고 있다.
동구제국의 소련에의 석유공급 의존도가 약화될 경우 공산권에서 소련의 주도권도 어느 정도 화 약될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이 공산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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