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침팬지」가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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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일부터「실험극장」소극장에서 공연될「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이미 추송웅씨가「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공연했던 작품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이 섰기 때문에 공연을 강행하게 됐습니다. 제2의 인간「침팬지」가 된 독문학도 김상경씨(30)의 말이다.
극단「프라이에·뷔네」의 창 단「멤버니」김씨는 72년 극단「멤버」인 한 친구가 62년 독일「베를린」에서 있었던「클라이스·캄머」의 이 작품 초연「디스크」를 보 내와「카프카」의『어느 학술원에…』를 처음 접했다고. 그러나 당시는 무대에 나선 엄두도 못 내었는데 직장 (「루프트한자」항공) 일로 독일에 세 번이나 갔었고. 그 때마다 연극공부를 할 기회가 생겨 이번에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그「어느 학술원에…」의 주인공 빨간「피터」가 경박한 느낌을 주는 원숭이로 알려진 것을 극복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카프카」가 묘사한 것은 무겁고 침울하고 재롱도 모르는「침팬지」였기 때문이지요 김씨는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8월초에는「카프카」를 전공한 교수들을 초청,「세미나」를 열어 연출을 맡은 김승수씨, 번역을 해준 김윤진씨와 함께 이 작품에 대한 완전한 해석을 한 후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특히「함부르크」의「하겐벡」동물원을 직접 방문, 관찰했을 때 자연과 친구를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주인공 빨간「피터」의「이미지」가「카프카」의 사상과도 부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는 회색과 검은색의「알루미늄」만으로 벽과 바닥을 깔고 천장에는 그물을 쳐 「침팬지」의 우울함을 나타내고 의상도「블루진」상의를 입는 등 동적인 연기가 될 것이라고. 12윌 초에는 주한 독일인들을 위해 독일어 공연도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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