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썩어 가는 명화 『최후의 만찬』 75%는 「다·빈치」솜씨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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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이근양 특파원】「레오나르도·다·빈치」가 남긴 불후의 명작 「최후의 만찬』이 계속 부패되어 문화애호가들을 애타게 하고있다.
그토록 성스러운 이 「최후의 만찬』은 그동안에도 습기로 계속 썩어 왔으나 설상가상으로 거침없는 복원까지 겹쳐 드디어는 「레오나르드」의 솜씨마저 찾기 힘들 실정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의 세계적인 복원전문가 「트래버스·뉴튼」교수가 최신의 장비를 총동원하여 조사한 바로는 원작 중에 남아있는 부분이 불과 25% 일뿐, 나머지는 모조리 썩은 곳을 다시 메워놓은 것이라는 「쇼킹」한 결론을 내렸다. 더우기 이 명작이 원작자의 미숙한(?)화법 탓으로 썩는다는 것인 만큼 이 조사결과로는 이래저래 놀랄 수밖에 없다.
흔히 벽화는 수채화용 물감으로 그리게되며 그림도 빨리 끝내야 하는게 흠. 때문에 예수와 12제자의 마지막 만찬을 필생의 「테마」로 벽화에 남기기로 한 「레오나르도」는 절필의 그림을 남기기 위해 우선 아교와 석고를 섞어 석벽을 만든 후 그 위에 채색이 현란한 「템페라」물감으로 대작을 끝냈다. 때문에 1년반만에 완성된 이 불후의 명작은 세계문화사의 자리잡은 높은 이름과는 달리 만신창이로 살아야 했다.
혹자는 「야곱」과 「베드로」의 손이 원작과 거리가 멀뿐더러 「도마」는 수염이 더 있어야 한다는 주장. 그런가하면 「유다」는 옆얼굴이 아닌 앞 얼굴이었으며 정면 양쪽에 있는 2개의 창문도 원작보다는 훨씬 작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전 세계 문학인들로부터 보호운동이 일고있지만 그림자체가 습기에 약한데다가 「이탈리아」의 「산타·마리아」성당마저 습기로 악명 높아 『최후의 만찬』도 「최후」를 고할 날이 멀지 않다는 과학적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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