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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미사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선현들은 참새를 퍽 귀여워했던 것 같다. 고 화의 화조엔 흔히 참새가 등장한다. 매화가 눈송이처럼 피어 있는 가지에서 참새가 노니는 장면은 여간 즐겁고 화사해 보이지 않는다.
참새를 애칭으로는 만조라고도 한다. 동이 틀 무렵이면 어느새 창가에 와서 어지럽게 지저귀는 참새의 습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참새가 독일 같은 나라에선 구박덩어리다. 국가 농업시책의 하나로 참새를 전국적으로 몰아 내거나 없애고 있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은 중공도 비슷하다. 중공은 벌써 10수년 전부터 3대 구제목표를 세우고 참새를 없애는 운동을 벌인 일이 있다. 쥐·파리와 함께 참새잠기는 연내의 구호가 되고 있다.
생물학자들의 견해는 그러나 좀 다른 것 같다. 중공의 경우 참새 없애기 운동은 다른 면에서 피해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농작물에 대한 참새의 피해 못지 않게 갖가지 해충들이 들 꿇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의 조화에 새삼 경탄을 하게 된다.
참새는 하루에 평균 49의 낟알을 쪼아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참새에 의한 식량의 손실이 년 3백80만 가마로 추산되고 있는가 보다. 참새 한 마리로 치 면 년 4백g의 쌀을 먹어 치우는 샘이다. 1백50원 정도의 피해다.
일본의 어느 조류학자는 참새를 익조의 측면에서 관찰한 적이 있었다. 참새 한 마리가 연간 벼의 해충을 잡아먹는 통계로 보면 일화 2만「엔」상당의 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
대자연의「밸런스」로 따지면 참새는 익조인지, 해조인지 언뜻 분간을 하기 힘든다. 다만 자연의 섭리는 모든 생물의 균형을 존중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참새는 연간 10배 정도로 번식한다. 한번에 5∼6개의 알을 낳아 부화한다. 연2회. 우리나라의 들에는 1백ha당 3백40마리의 참새가 서식한다는 참새「센서스」가 있다. 번식률로 보아 그 숫자는 놀라운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연간 폐사 율이 55%에 이르러 파리나 쥐의 번식에는 다르지 못한다.
당국은 인조참새 떼를 만들어 참새를 쫓는「아이디어」도 개발중이라고 한다.「모터」장치를 한 매를 하늘에 띄워 참새를 몰아내는 것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 기대해 볼만하다. 참새는 아무리 약아도 그것을 알아차릴 만큼 눈치가 빠르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하긴 독일은 벌써부터「라나·미사일」이라는 새 쫓는「미사일」을 논에서 쏘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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