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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학대학교·차움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치매

중앙일보

입력

차움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수(차의과대학) 교수가 50대 환자에게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뉴로피드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4세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70~74세는 100명당 3.7명, 75~79세는 8.5명, 80~84세는 27.8명, 85세 이상은 32.6명이 치매 환자다. 2030년에는 치매 환자가 100만 명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치매는 노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치매는 관리를 잘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치매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나이가 들고 기억력이 떨어지면 ‘치매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기억력이 저하된다고 치매는 아니다. 증상이 서로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단순히 기억력만 떨어지는 것은 ‘양성 노인성 건망증’이다. 흔히 치매로 의심하는 경우의 상당수가 여기에 속한다. 양성 노인성 건망증 환자는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또 힌트를 주면 다시 기억해 낸다. 반면 치매 환자는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 자체를 잘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힌트를 줘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건망증이 뇌에 입력한 정보를 다시 꺼내는게 잘 안 되는 것이라면, 치매는 기억을 입력하는 신경세포가 죽어 정보를 아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기억력 감퇴가 치매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차움 정신건강의학과의 이강수차의과학대 교수는 “치매는 원인과 진행 정도, 손상된 뇌의 영역에 따라 가벼운 기억장애부터 심한 행동장애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뇌가 본래 갖고 있는 기능이 점차 사라져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크게 혈관성치매와 알츠하이머병으로 나뉜다. 혈관성치매는 혈관 막힘, 출혈 같은 혈관 이상으로 뇌 조직이 손상돼 생기는 질환이다. 반면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쌓인 독성 물질로 인해 신경세포가 손상돼 발병한다.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혈관성치매는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악화된다.

TV나 영화 속에 나오는 노인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20~40%가 혈관성치매, 40~50%가 알츠하이머병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치매의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인 셈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서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 주변 부위에 먼저 손상이 일어난다.

대부분 초기에 기억력부터 감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뇌 손상이 진행돼 언어능력, 주의력, 집중력, 시·공간능력 같은 각종 뇌기능이 쇠퇴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발병 후 짧게는 2년, 길게는 20년 지나 사망한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생긴 지 평균 8~10년 뒤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와 증상 유사한 노인 우울증

치매는 회복 가능 여부에 따라 가역성 치매와 비가역성 치매로 나뉜다. 혈관성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은 비가역성 치매에 해당한다. 가역성 치매는 전체 치매 중 10% 정도에 불과하다. 비타민 부족, 감상샘 질환, 뇌 수두증 등으로 생기는 가역성 치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가짜 치매도 있다. 의학적으로는 가성치매라고 부른다.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노인 우울증 환자의 경우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치매와 헷갈리기 쉽다.

따라서 치매 역시 조기 진단과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치매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진행을 중단시키거나 병의 경과를 둔화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치매 진단이 조기에 이뤄질 경우 원인에 맞는 치료로 치매 환자의 15% 정도는 회복이 가능하다”며 “되도록 일찍 치매를 치료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 진행을 수 년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바둑·독서 치매 예방에 도움

바둑·독서·고스톱 등이 치매를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를 자극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각광받는 것이 뉴로피드백(Neuro-Feedback)이다. 시각·청각적 자극을 준 뒤 뇌파의 변화와 상태를 본인이 직접 확인함으로써 뇌를 훈련하는 방식이다. 뇌 신경세포가 충격을 받거나 독성 물질을 접하면 얇아지게 되는데, 자극을 줘서 이들에 잘 견디도록 하는 원리다. 몸의 근육을 키워 단련시키듯 뇌를 훈련하는 셈이다.

이 교수는 “뇌에서 많이 쓰는 부위는 발달하고 두꺼워진다”며 “뉴로피드백은 거꾸로 뇌에 자극을 줘 뇌를 단련시킴으로써 치매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로피드백의 치매 예방 효과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유럽에서도 뇌를 훈련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의 02-3015-5001

치매 경고 증상 (출처: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감소 ■ 일상적인 일 처리에 어려움
■ 추상적 사고능력에 문제 ■ 언어 사용이 어려움 ■ 물건 간수 잘 못함
■ 시간과 장소를 혼동 ■ 성격의 변화 ■ 판단력 감소 ■ 자발성 감소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사진="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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