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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위가 주임무 된 「클라크」기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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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한미 지상군의 철수는 주비미군 기지들을 한국의 후방기지로 접근시킬 뿐 아니라 미·비간의 기지협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비기지들을 계속 확보하고자하는 미군부의 설명에 의하면 「클라크」공군기지의 주된 임무는 한국방위이며 한국전쟁 재발 때에 사용될 탄약과 장비의 3분의1이 「클라크」 및 「수빅」기지에 저장돼 있다는 것이다.
「클라크」기지 공보장교는 공식「브리핑」에서 이 기지의 임무는 ⓛ한국·대만·「필리핀」의 방어 ②건설중인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샤」기지방어 ③7함대에 대한 보급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수빅」해군기지는 7함대의 최대의 보급·수리기지다. 7함대의 함정 15%가 이곳에 상시 체류하고 있다. 단순한 군항이 아니라 비행장을 가진 항공단·통신대 등 9개의 사령부가 이곳에 있다. 미국이 월남과 태국에서 철수한 지금 이 기지들은 미국이 중동과 동「아프리카」의 분쟁에 개입할 경우 가장 가까운 발진기지가 된다.
월남전 때도 이 두 기지는 함정과 항공기의 발진기지일 뿐 아니라 주요통신·보급·병참기지였었다.
「클라크」에는 F4E「팬텀」60대, C130 수송기 40대와 병력 6천명이 있으며 「팬텀」기에 탑재할 전술 핵 폭탄과 핵「미사일」도 배치돼 있다. 「수빅」은 F4E·F14(톰캐트)와 A6공격기 및 인도양의 소련잠수함을 추적하는 대잠초계기를 보유하고 있다. 병력은 6천이며 7함대용 전술핵무기의 저장고가 있다.
미국이 한국에서 핵무기를 철거할 경우 그것을 7함대의 함상에 적재하거나 주비기지에 저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끈질기게 나돌아 왔다.
「클라크」나 「수빅」에서 한국까지 장비를 수송할 경우 항공기로 5∼6시간, 배로는 40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월남적화 후 「마르코스」 「필리핀」대통령은 미국의 방위공약을 믿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이 기지의 반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의도는 미군을 추방하려는 것보다는 이 기지들을 일단 회수했다가 다시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에 조차해주려는 것이라고 풀이돼 왔다.
협정상 이 기지는 1991년까지 미국이 소유하게 돼있다.
최근 미·비간의 기지반환협상은 동면상태에 있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마르코스」대통령이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그 같은 기지가 동「아시아」에, 꼭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구종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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