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농부·학습지 교사 후보로 내세우고 정책 연대도 모색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74호 05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선 군소정당들이 선전했다. 민주노동당(당시 대표 강기갑)은 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24명, 기초의원 115명을 당선시켰다. 진보신당(대표 노회찬)은 25명, 국민참여당(대표 유시민)은 29명의 지방의원 당선자를 냈다. 지역별로 민주당 등과 함께한 야권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당 구조 틈새서 살 길 찾는 군소 정당들

 4년이 지난 올해 지방선거에선 정의당(대표 천호선)·노동당(대표 이용길)·녹색당(대표 이현주·하승수) 등 군소정당들의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이병렬 노동정치연대 집행위원장은 “진보정당은 내분과 종북 논란 등으로 분열돼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진단했다.

 진보정당 인사들은 ‘3중고’를 호소한다. ①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탄생으로 양당 구조가 더욱 굳어졌고 ②통합진보당 때문에 다른 진보정당들까지 ‘종북 낙인’이 찍힌 데다 ③세월호 참사로 정치 불신이 심화돼 국민이 진보정당에 더욱 무관심해졌다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연합이 양당 구조를 깨는 데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를 걸었으나 그의 조직이 기존 정당에 흡수돼버린 만큼 더 이상 같이 가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4월 28일~5월 2일)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율은 1%에 그쳤다. 종북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의 지지율(2.0%)보다도 낮다. 다른 군소 정당들은 조사 대상에 들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진영이 살길 찾기에 나섰다. 우선 정의당과 노동당·녹색당은 6·4 지방선거에서 연대하기로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후보 등록일인 15일 이전에 3당이 정책 연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후보 단일화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종북 이미지를 의식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꺼리고 있다.

 이들은 기초선거에 차별화된 후보를 많이 출마시켜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역임을 각인시킬 전략이다. 정의당이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지하철 노조를 책임졌던 노조위원장 출신을 대구시장에, 중증장애인과 ‘도시 농부’를 각각 서울 서초구와 영등포 구의원 후보로, 학습지 영어교사 출신을 과천 시의원에 출마시키는 게 대표적이다. 진보 정당들은 블루칼라 근로자가 많은 울산·인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외에도 10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 가운데는 새정치국민의당(대표 이용휘), 한나라당(총재 이태희), 겨레자유평화통일당(대표 류승구) 등이 있다. 새정치국민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이름이 유사하지만 영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전혀 다른 정당이다.

 한나라당은 2012년 여당이던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새로 등록한 군소정당으로 ‘5연방(몽골, 연해주, 북한, 동북3성 연방 공화국) 1체제 1국가 건설’을 내세우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