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불편하면 식사 조금씩 천천히 … 브로콜리·양파는 피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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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비극, 서울 지하철 추돌 사건 등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진 탓인지 주변에 장(腸) 트러블(trouble)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장 트러블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증상은 변비와 설사를 반복하거나 잔변감·복통 등 다양하다. 통증의 종류도 가스로 배가 부풀어 오른 듯한 통증, 묵직한 통증, 예리한 통증 등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장 트러블이 있으면 대개 스트레스나 항생제 복용, 음식에 혐의를 둔다. 스트레스 관리나 약·식생활을 바꿔볼 것을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장 트러블이 있어도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는 사람보다 임의로 지사제·변비약을 복용하거나 그냥 참는 사람이 훨씬 많다.

만성적인 장 트러블에 시달리는 이른바 ‘장트라볼타’라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 영양소로 이용되진 않지만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양을 늘려준다. 또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한다. 식이섬유는 녹황색 채소와 우엉·연근 등 뿌리 채소에 풍부하다. 김·다시마 등 해조류와 보리·현미 등 통곡, 사과·자두 등 과일에도 많이 들어 있다.

고구마·사과 등 수용성(水溶性) 식이섬유가 많이 든 식품을 먹으면 변비, 바나나·당근 등 불용성(不溶性)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설사 증상이 완화된다.

식이섬유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물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 물만 많이 마신다고 변비가 개선되진 않지만 대변이 굳어진 것의 원인인 변비엔 효과적이다. 기상 후 물 한 컵을 마시라고 권장하는 것은 아침에 변이 굳어지기 쉬워서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공복(空腹) 상태에서 찬물을 1/2∼1잔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 후엔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소화효소가 묽어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장 자극이 지나쳐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대신 페퍼민트차나 생강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유산균 등 장내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들도 장 건강에 이롭다. 요구르트를 비롯해 올리고당이 포함된 콩류와 콩으로 만든 된장·청국장 등 발효식품, 마늘이 대표적인 프리바이오틱스다.

자신이 ‘장트라볼타’라고 여겨지면 음식을 소량씩 자주, 천천히 먹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너무 급하게 먹으면 공기를 함께 삼키게 돼 배에 가스가 차기 쉽다.

불규칙한 식습관도 장 트러블 유발 요인이다.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제 시간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대부분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져 장에 부패물질이 쌓이기 때문이다.

밤참도 장 건강에 해롭다. 낮엔 장 기능이 활발하지만 밤엔 장 기능이 떨어져 음식이 잘 소화·흡수되지 않는다. 다이어트는 물론 장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오후 9시 이후엔 음식섭취를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불가피하게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질 경우 김밥·주먹밥·강냉이로 미리 배를 채워놓는 것이 좋다. 아침은 되도록 거르지 말아야 한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대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해 배변을 유도한다.

알코올·카페인·지방·솔비톨(당의 일종)도 장을 자극한다. 장 트러블이 지속되면 유당(우유 등 유제품에 든 당) 불내증이나 과당(과일에 함유된 당)에 대한 예민성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브로콜리·콜리플라워·양파는 웰빙 식품이지만 의외로 배에 가스가 차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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