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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에 심었던 ‘일본 나무’ 전부 뽑아낸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국립현충원에 대량 식재돼 있는 일본 원산지의 가이즈카향나무. 국회는 민간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의 청원을 채택해 우리 고유의 수종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사진 문화재제자리찾기]

국립현충원에 식재돼 있는 일본 원산지 나무들이 한국 전통 수종들로 교체된다. 독립운동가와 순국선열들이 안장돼 있는 현충원에 일본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은 건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를 열어 일본 고유의 수종을 교체해달라는 시민단체의 청원을 채택했다. 재석 214인 중 찬성 186인, 반대 3인, 기권 25인이었다.

 국가적 기념시설인 서울·대전의 국립현충원에는 왜향나무(가이즈카향나무), 노무라단풍, 화백나무, 일본목련 등 15종 1만86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전체 수목 13만2000그루의 약 14%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 스님)는 현충원의 수종을 우리 것으로 교체해 국가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는 내용의 청원을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 의원의 소개로 지난해 6월 5일 국회에 제출했다. 청원 심사 과정에서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가이즈카향나무는 수령이 40~50년 됐고, 식생 지역 협소 등 심을 여건이 불량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수종 교체 작업은 비용이 예산에 반영되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혜문 스님은 “임시정부 요인을 비롯해 독립운동을 위해 순국한 의사들을 모신 현충원에 일본 특산 나무를 대량 식재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원 통과를 계기로 국립현충원의 일본 특산 나무가 제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일제 잔재 청산’을 이뤄낸 역사적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012년부터 우리 식물 주권 지킴이 운동을 전개해온 시민단체 금강초롱(위원장 구진영)과 함께 사적지나 공공기관에 식재된 외래종 나무의 이전을 추진해 왔다.

 세계적으로도 국가적 기념시설에는 해당 국가를 상징하는 조경수를 식재해 국가적 정체성을 구현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우리나라의 ‘사적 종합정비계획의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지침’에도 사적 정비 시 외래수종은 가급적 제거하고 전통 수종으로 정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경환 기자 helmu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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