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없는 전기자동차 왜 실용화는 늦어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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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전기자동차가 각국에서 광범하게 연구 개발되고 있으나 일부학자들은 과연 이상적인 육상교통의 기수로 등장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솔린」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소음이 사회문제로 등장하자 깨끗하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전기자동차가 「클로스업」된 것은 사실이나 『보편화』를 막는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저장시설, 즉 축전지의 성능 때문.
전차나 지하철 등은 궤도 위에 가설된 전선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지만 전기자동차는 전기를 항상 차체 안에 지니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용량이 크고 가벼운 축전지의 개발이 급선무.
현재까지 개발된 전기자동차용 축전지는 한번 충전하는데 8시간 이상이나 소요되고 무게도 무거워 상대적으로 적재량이 줄어들게 마련. 축전지의 무게가 자동차 총 중량의 40∼50%나 차지하고있어 『전지운반차』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다.
주행거리도 문제. 「배터리」하나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기껏 1백㎞내외. 시속 50㎞로 볼 때 8시간 충전하여 2시간밖에 달릴 수 없다면 누구나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설사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백만대의 「가솔린」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꿨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필요한 축전지의 1회 충전에 소요되는 전기는 무려 6조kw.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계산이 된다. 이 전기를 충족시키기 위해 화력발전소는 그만큼 더 많은 연기를 대기에 내뿜어야 하는 악순환이 따르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가격문제. 「가솔린」차보다 현재로써 3배 이상 비싼 전기자동차가 장차는 과연 얼마만큼이나 가격차가 좁혀지겠느냐는 것이다. 변압기 등 부속품들이 차체를 복잡하게 만들고 유지비도 그만큼 비싸진다는 결점이 소비자들을 선뜻 응하지 않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1세기동안 전기자동차는 많이도 개량되어왔다.
가볍고 용량이 큰 전지의 개발, 차체의 경량화, 전기자동차용 「엔진」의 개발, 부속품의 개량 등으로 주행거리·시속·소음 등에서 많은 진전을 보이고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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