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미군·연합사는 운영의 묘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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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선 한미양국간에서 미지상군 철수와 관련된 문제가 상당한 정도로 성의 있고 또 포괄적으로 다루어졌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지난 1년 남짓 끌어온 논란이 처음으로 단락을 맺었다고 본다.
한국 입장에서 볼 때 차선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이냐는 점에서 볼 때 방위공약에 있어서 「카터」대통령의 친서와 더불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지상전투군 이외의 미군부대의 잔류에 있어서는 미 해군이 한반도 남해안군항에 수시 입항토록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고 연합사령부는 앞으로의 운영의 묘가 요청된다. 현대적 군 장비의 공여 내지 구매에 있어서는 전력보강부문이 강조되긴 했으나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고 미 의회와의 절충이 남아있다고 본다.
이번 회담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공동성명에서 군사적인 면 이외에 남북대화문제 및 한반도문제해결의 방법이 언급된 점과 「브라운」장관회견에서의 핵무기 불사용 및 지상군재투입의 가능성배제부분이다.
한국을 제외하고서 미국과 북괴간의 직접협상을 배제한다는 표현이 있기는 하나 한국으로서는 국운을 가름할만한 문제인 만큼 미국이 기도하는바 등에 「아시아」의 해결 방략 그 자체를 한국과 마땅히 협의해야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반도문제는 재언할 필요도 없이 그를 둘러싼 강대국사이의 큰 테두리 속에서만 해결을 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거 1세기동안 한국의 발언권이 거의 무시된 채로 한반도의 운명이 좌우된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제부터는 한국이 더욱 주요한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
요컨대 두 가지 점에서 한국과 미국사이의 합의는 양국국민의 여론과 미 의회 동향을 감안하면서 더욱 격의 없이 긴밀하게 계속되어야 한다. 그 하나는 군 장비의 도입 및 구매에 있어서 우수한 무기의 적당량을 유리한 조건에서 확보할 것과 둘째는 긴장완화를 통한 평화정착과정에서 한국은 더욱 주요한 역할을 요구해야하며 미국은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밴스」국무장관의 8월 하순 북경방문은 미국-중공간 국교정상화타결의 일보직전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며 앞으로 2,3년 내에 한국문제에 있어서 중대한 전기가오리라고 예견된다. 이번 한미회담은 「평화를 위한 전략」의 소추를 제공했다. 이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데 양국이 호흡을 맞추어줄 것을 희망하는 한편 소-중공 및 북괴의 대응을 예의 주시해야겠다. 【서인석<유정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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