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권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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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콜롬보 22일 로이터·UPI종합】21일 시행된 「스리랑카」의 총선거에서 집권자유당이 통일국민당에 참패, 「시리마보·반다라나이케」수상의 7년 정권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국영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쿠니우스·자예와딘」이 이끄는 보수계의 통일국민당은 1백87석의 의석 중 1백10개선거구의 개표결과 92개선거구에서 승리한데 반해 「반다라나이케」수상의 자유당은 3개 의석을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 수상이 될 「자예와딘」(70)은 40여년간 정계에서 활약한 우파인사이다.

<사설>인도 족벌정치 붕괴와 상통|「비동맹」포기·「친서방」추구
집권 자유당의 패배가 확실해진 「스리랑카」총선 결과는 이웃 인도 「인디라·간디」모자의 가족권력 붕괴의 악몽을 재현시켰다. 48년 독립이래 5차례의 총선에서 번번이 야당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전통이 깨어지지 않은 것과 아울러 이는 「스리랑카」국민의 정치의식을 보여주는 흥미있는 현상이다. 집권이 확실하게 된 통일국민당은 「반다라나이케」수상과 그 아들 「아누라」 및 두 딸의 족벌정치를 공격하여 상당한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들은 정부의 청년문제보좌관, 딸들은 수상실 보좌관·협동농장건설위원장 등의 요직을 갖고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집권 7년 동안 추진해 온 비동맹·산업국유화 등 사회주의정책에 대한 중산층의 반발, 4∼5배에 이른 「인플레」 실업률 등이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힐 수 있다.
비동맹노선의 포기·친서방 정책의 추구를 공약한 통일국민당의 승리는 「스리랑카」의 내외정책에 큰 화를 가져올 것이 예상된다. 자유당과 연정을 폈다가 최근 이탈한 공산당 등 좌파연합이 전멸하다시피한 이번 선거결과에 비추어 신 정권의 급격한 좌선회는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도양에서의 미소세력균형에도 미묘한 영향이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의 자유당정권이 미국의 「디에고·가르샤」해군기지 강화를 비난했던데 비해 통일국민당이 침묵을 지켜왔던 것은 암묵 속의 동의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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