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철수 사람들 시련의 5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6·4 지방선거에 뛰어든 ‘안철수의 남자들’이 만만치 않은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광역단체장 후보군 중 안철수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윤장현(광주시장) 후보와 이석형(전남지사)·강봉균(전북지사)·김상곤(경기지사) 예비후보다. 하지만 지역마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선 윤 후보가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선거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강운태 시장 22.2%, 이용섭 후보 19.3%, 윤 후보 17.6%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상태인 데다 강 시장과의 후보 단일화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런 만큼 윤 후보는 단일화라는 향후 변수와도 싸워야 한다.

 이 후보는 9일 “김한길·안철수 독재를 심판하고 광주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인 만큼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공정한 여론조사처럼 시민의 뜻이 반영된 단일화 방안이라면 유불리를 떠나 통 크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시장 측 관계자도 “밀실 공천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양측이 후보 단일화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새정치연합 광주시당 관계자는 “광주시장 선거가 안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야권의 다크호스로 기대됐던 김상곤 후보도 고전 중이다. 김 후보가 제시한 무상버스 공약이 새누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역공을 당한 데 이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경기교육감을 사퇴하고 지사 선거에 나선 김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김진표 후보가 22.6%로 1위를 차지했고 김상곤 후보(19.6%), 원혜영 후보(14.3%) 순이었다.

 전북지사 후보 자리도 안갯속이다. 새정치연합이 9일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강봉균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여 ‘100% 여론조사’에서 ‘100% 공론조사’로 경선 방식을 바꿨지만 다른 후보들의 도전이 거세다. 강 후보는 재정경제부 장관과 3선 의원을 지낸 경륜을 앞세워 ‘전북을 살릴 도지사’로 나서고 있지만 전주시장을 지낸 송하진 후보, 정읍시장을 지낸 유성엽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게 현지의 관측이다.

 전남지사 후보를 놓곤 이낙연·주승용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안 대표 측의 이석형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다만 경선을 하루 앞둔 이날 검찰이 당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낙연 후보 캠프 관계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변수가 발생했다.

이석형 후보는 “중앙당은 즉각 이 의원의 경선후보직을 박탈하라”며 “현재까지의 경선 일정은 사실상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후보 측은 “경선을 앞둔 영장 청구는 경선에 영향을 주려는 부당한 선거개입 행위”라고 반발했다.

 ◆서울 기초공천 진통 계속=새정치연합 서울시당은 이날까지 광진구·중구·동작구 등 10곳의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다. 옛 민주당 출신과 안철수 대표 측 인사들이 계속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선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튀어나왔다. 서울 광진구청장 예비후보인 전혜숙 전 의원은 “서울의 유일한 여성 단수후보로 합의됐는데 이를 흔들고 공천을 주면 안 된다는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며 “앞에선 새 정치를 주장하며 뒤로는 국민과 당원을 우롱하는 큰 권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역구(광진갑) 의원인 김한길 대표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 인사는 “당이 그런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윤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