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성 확립해야 정치발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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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7일 제29회 제헌절을 맞아 『우리 국정의 당면 목표는 막강한 국력을 배양하여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자주성을 확립하는데 있다』고 지적, 『자주성이 없는 곳에 국가안보는 말할 것도 없고 참다운 정치발전도, 경제건설도, 문화창조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규하 총리가 대독한 경축사를 통해 『우리가 땀흘려 가꾸고있는 민주헌정은 국민 각자가 자유를 누리되 책임을 다함으로써 법질서와 사회기강을 확립하고 창의를 발휘하여 근면·성실하게 맡은바 직분에 충실함으로써 국력배양을 가속화하는데 온 국민의 슬기와 힘을 모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헌절기념식은 상오10시 서울(장충동국립극장)과 전국각처에서 거행됐다.
다음은 경축사 요지.
『지난 과도적 혼란기에 있어 우리는 외래사조와 문물의 모방에 치우친 나머지 민주헌정을 우리의 현실에 알맞게 조화시키지 못했다. 70년대에 들어와 내외정세의 급변과 충격 속에서 우리 스스로의 책임으로 국가의 활로를 개척하고 민족의 웅비를 기약하기 위해 민주제도를 창의적으로 개혁하는 슬기와 용단을 발휘할 수 있었다. 국민생활의 토양이요, 규범으로서의 정치문화와 정치제도는 오랜 민족의 전통에 뿌리를 박고 국가가 처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그 나라 국민의 창조적 노력으로 생성 발전하는 역사적 산물이다. 그래야만 한 나라의 정치제도는 그 시대에 그 나라가 당면한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생산적인 힘을 발휘할 수가 있는 것이다.
더우기 북한공산주의자들과의 대결에서 국가를 보위하고 3천6백만의 생존권을 수호함으로써 민족사의 정통성을 지켜야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능률의 극대화와 국력의 조직화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국가운영이 절실히 요청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가 짧은 기간에 그 많은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고 이만한 국력을 배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국민여러분이 우리나라 민주헌정의 참뜻을 올바로 인식하고 굳게 뭉쳐 땀흘려 일한 결과이다.
이제 우리의 민주제도는 국민여러분의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 속에서 이 땅에 착실히 뿌리를 내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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