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카터 입장 호응제스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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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북괴는 「헬리콥터」격추사건이 미·북괴간의 충돌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카터」대통령의 입장에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소식통이 15일 말했다.
「호딩·카터」 국무성대변인은 북괴측의 이번 사건에 관한 설명이 이례적으로 온건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번 성명에 사용된 어구들이 관심을 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 사건을 보도한 평양방송이 「미 제국주의」 또는 「침략자」등 종래에 즐겨 쓰던 반미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과 이 사건을 「불행한 일」이라고 규정한 점은 지적한 것 같다.
「카터」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4∼5년에 걸쳐 주한미군을 철수하려는 「카터」 행정부의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나 이 사건이 이 지역에서의 위험성과 한국의 군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한 소식통은 북괴가 미국 「헬리콥터」가 격추되고 승무원 세 사람이 사망한 것에 대해 「불행한 사건」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 사건이 「카터」대통령의 철군결정을 뒤집거나 철군실행을 지연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김일성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북괴는 사망한 승무원의 시체와 생존자를 최대한 조속히 돌려 줄 것임이 북괴의 「불행한 사건」이라는 표현에 암시되어 있다고 이 소식통은 해석했다.
미군 「헬리콥터」사건이 나자마자 미군 「헬리콥터」의 북괴의 영공 침범을 사실상 사과한 「카터」대통령은 15일에도 계속 자제를 보이는 수단의 하나로 집무일정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캠프·데이비드」에서 주말을 지낼 계획에도 수정을 가하지 앉았다.
정통한 소식통은 북괴가 살아남은 승무원의 송환을 지연시키지 않는 한 이번 사건으로 철군반대의 움직임이 크게 고무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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