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없다면 내 그림도 없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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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세기 화계의 거장 「마르크·샤갈」이 90회 생일(7월7일)을 맞아 그의 예술관과 인생관, 즐겨 그리는 성서화의 신비 등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피력했다. 다음은 그 내용.
-왜 계속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는가.
『성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성경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사시다. 나는 기독교 성경에 매혹된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서사시에 크게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심판하리라고 생각하는가.
『정직하고 도둑질을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역사는 무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고 싶다. 역사가 나를 어떻게 심판할 것인가는 실제로 나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자신을 예술적 영감으로 볼 때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 화가라고 생각하는가.
『예술에 있어서 국적이란 있을 수 없다. 물론「러시아」 는 아직도 내 마음의 고향이다. 그러나「프랑스가 없다면 오늘의「샤갈」 이란 인물은 존재하지 앉았을 것이다.』
-1920년대에 걸작들이 나왔고 그 후로는 침체했다는 비평가들이 있는데 자신의 견해는 어뗘한지.
『나는 내 자신의 예술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물질적인 측면에는 전혀 흥미가 없다. 나머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길 뿐이다.』
-아직도 당신의 생애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있는가.
『계속 사람들을 사랑하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유일한 희망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건강의 유지뿐이다』
-앞으로 활동계획은.『미래는 신에게 달려 있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밖에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영국「스위스」「마인츠」등 에도 길이 트여 있지만 나의 모든 작품은 교회와 성경을 주제한 것들이 될 것이다
-90회 생일을 맞는 감화는.
『내 자신이 때때로 불만스럽게 느끼기 때문에 내 생활의 구석구석을 이야기하는 것은 흥미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일반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게 느끼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의 생을 불평해서는 안된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데 대한 감회는.
『내 앞에 수백만 년이 있었고 뒤에도 수억 년이 계속 될 것이다. 모든 해답은 나의 그림 속에 담겨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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