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제일비싼 일본쇠고기 주범은 「축산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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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의 쇠고기 값은 어쩌면 세계에서 제일 비싼지도 모른다. 「스테이크」값은 6백g단위로 환산하면 1만원으로 우리나라의 5배이고 미국 값의 8배나 된다.
이처럼 터무니없이 비싼 쇠고기 값은 일본 육류업자들의 농간 때문이라는 사실이 최근에 발간된 『쇠고기 마피아』라는 책에 의해 폭로되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육류잡지기자인「요꼬다」(횡전)씨가 쓴 이 책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쇠고기는 그만 두더라도 외국에서 수입되는 쇠고기 가격이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내막을 보면 업자들이 가히 「마피아」이상의 폭리단체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에서 쇠고기를 수입 할때 수입 가격은 「파운드」당 67「센트」(3백35원)인데 수입상사가 여기에 1「달러」4O「센트」의 「마진」을 붙여서 국내 업자에게 넘긴다.
국내 업자는 다음단계로 3「달러」2O「센트」를 더 붙여서 정부가 지원하는 축산공사에 넘기고 축산공사는 이를 거의 배로 붙여서 도매업자에게 넘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살때는 무려 수입가의 23배로 뛰어 오르게 된다.
축산공사는 국내 가축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입쇠고기에서 얻은 이윤을 지출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축산공사로부터 수익금을 분배받는 가축업자들 중 일부가 과거 축산공사의 임원이었고 많은 수의 전직 정부관리들이 고용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농무성과 자민당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서로간에 흑막이 개재해 있음이 분명하다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축산공사는 그러한 흑막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 책이 나온 후 농무성은 도매업자들에게 쇠고기 값을 10% 인하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요꼬다」는 축산업계의 압력에 밀려 일본 육류잡지 기자직에서 해임되었다. <뉴스워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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