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앞장, 유원지 정화운동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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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대통령은 7일 경제기획원에서 월례경제 동향보고를 들은 뒤 관계장관 및 새마을지도자등과 곰탕으로 점심을 들면서 새마을운동의 성과와 방향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누었다.
다음은 환담 내용.
▲박대통령=마을 모습을 보니 천지개벽을 했더군요. 특히 산지이용을 아주 잘했더군요. 그 마을의 연간 호당 평균소득이 1백69만원이나 되는데 더 잘 사는 마을소득은 얼마정도 입니까.
▲임지도자=호당 소득이 3백만원 정도 됩니다.
▲박대통령=도시 새마을운동이 어렵다, 어렵다고들 하는데 부산 온천1동의 경우는 참으로 훌륭한 사례입니다. 몇년이나 됐나요.
▲정진석지도자=72년부터 시작해서 5년쯤 됩니다.
▲박대통령=그 동네는 내가 군수기지사령관 때 사택이 그곳에 있어 살아 보았죠. 사진을 보니 몰라보게 다른 동네가 됐더군요. 옛날 내 있을 때 보면 관광객들이 봄철에는 술먹고 장구치고 동네를 휩쓸고 다녔는데 지금은 그런 풍조가 없어졌겠지요.
▲정지도자=근래에는 없어졌습니다.
▲박대통령=(김치열내무부장관에게) 서울의 경우도 도봉·우이동이나 정릉 같은 유원지에 풍기가 상당히 문란한 것 같아요.
▲김내무장관=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즉심에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한편 계몽에 힘쓰고 있습니다.
▲박대통령=친구나 가족끼리 또는 직장단위로 야외에 나가 즐겁게 식사를 하고 여흥으로 노래를 부르고 하면 좋지요. 그런데「마이크」나「기타」같은 것을 갖고 방약무인으로 떠들고 빈병이나 오물을 마구 버리고 또 내려오면서는 한길을 쓸고하니 언론기관과 협조해서 더 계도하고 그런 사람들은 「텔레비젼」화면에 얼굴을 크게 내어 무안을 주면 자숙들을 하게 될 거예요.
▲김내무장관=일면단속·일면계도를 하고 있습니다.
▲박대통령=계몽을 하되 정도가 지나친 경우는 즉결에 넘겨 벌금을 물게 하시오. 내가 부산군수기지사령관때 동래의 사택으로 퇴근을 하는데 뒷산에서 놀던 여자 관광객 수백명이, 어떤 이는 치마까지 벗어들고 춤을 추면서 몰려와 차마 못 가고 섰었어요.
그랬더니 여자들이 차창을 열라고 두들기고 야만들이었어요. 자기 기분이 좋다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면 안되지요. 외국관광객들도 많이 오는데 그 사람들이 보면 퇴폐적이라고 말할 거예요.
최근에 어느 어촌의 어린학생이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는데 가난했던 가제가 갯지렁이를 잡아 수출하는 바람에 소득이 늘어났다는 거예요. 그러자 자기어머니를 포함하여 부인들이 계를 하고「버스」를 전세내서 관광을 다니면서 술을 마시는 둥 풍기가 중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가정풍파·불화가 자꾸 생긴다는 거예요. 그학생 얘기는「갯지렁이가 김일성이 보다 더 밉다」면서 갯지렁이를 잡지 못하게 해달라는 부탁이었어요.
우리사회상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았는데 소득이 늘면 생활을 건실하게 향상시키도록 해야지 술이나 마시고 타락·퇴폐로 빠져서는 안됩니다.
(신도리코 우상기사장에게) 아주 훌륭한 일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이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일들을 교과서처럼 다하고 있더군요 (김춘옥·강석란부녀지도자에게) 여러 이 밖에 나가 일하면 부군들께서 잘 이해를 해주나요.
▲김·강지도자=남편들이 잘 이해를 해주고 있습니다.
▲박대통령" 여러분들이 계속 앞장서서 새마을운동을 더욱 열심히 벌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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