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둥이 자식 이름을 '요한' '바오로' '카롤'로 지어

중앙일보

입력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이 사상 최대 규모로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열린다.

이날 장례식을 보기 위해 각국 종교.정치 지도자 등 400만명이 몰려들 전망이다. 이탈리아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로마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등 삼엄한 경계태세를 갖췄다. 바티칸시티 진입이 어려운 방문객들을 위해 로마 곳곳에는 장례식을 중계할 대형 스크린이 세워졌다. 우리나라에선 김수환 추기경과 이해찬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 전날인 7일 오후 교황의 고향인 폴란드 크라코프에 80여만명이 모여 교황을 기리는 미사에 참례했다.

폴란드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신도 8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더 많은 신도들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직 소련 육군 소령이 지난 1945년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젊은 시절의 교황을 구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30세로 크라코프에서 복무하고 있던 바실리 시로텐코는 크라코프 외곽에서 독일군과 전투를 벌였으며 이후 석방한 폴란드인 포로들을 소련 조사 기관에 넘겨야 했다고 말했다.

시로텐코는 이 때 카롤 보이틸라라는 젊은이를 만났으며 그 역시 조사 기관으로 보냈어야 했으나 "하늘이 보낸 신호인지" 이 젊은이를 풀어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교황의 80번째 생일에 바티칸으로부터 "교황은 당신을 위해 항상 신께 기도하고 있다"고 적힌 편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욕의 명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7일 오후(현지시간)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모하기 위해 조명을 낮춘다.

야간에 다채로운 조명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한 이 빌딩은 교황을 기리기 위해 교황이 사망한 시각인 오후 9시 27분 소등한 뒤 밤새 조명을 어둡게 하기로 했다고 빌딩 대변인 하워드 루벤스타인이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생전에 직접 컴퓨터를 다루거나 휴대전화를 소지한 적이 없으나 신도들은 SMS 문자메시지나 블로그 등 21세기형 기술을 사용해 서거한 교황을 애도하고 있다.

아울러 교황 서거 후 웹상에는 교황을 추모하기 위한 작은 '가상 성당들'이 뜨고 있다. 또 MTV 이탈리아 등 방송들은 문자메시지로 시청자들에게 교황과 바티칸에 대한 소식을 내보내고 있다.

○…미국이 '악의 축'이나 '폭정의 전초기지'로 불러온 국가의 지도자들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서 모인다.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과 시리아, 짐바브웨와 영국 등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가의 수반들이 교황 추모를 위해 한자리에 서는 것. 그러나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장례에 참석하면서 중국은 항의 표시로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해 또다른 '적'들이 만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케냐 방문중 미사를 집전했던 나이로비 공원에 교황을 추모하는 나무들을 심었다.

케냐의 가톨릭 신부들에 따르면 마타이는 스와힐리어로 '자유의 공원'을 뜻하는 우후루 공원에 아프리카에 대한 교황의 약속과 추억을 위해 6그루를 식수했다. 케냐 환경장관은 이에 대해 "교황이 미사를 집전했던 장소에 나무를 심은 것은 성스러운 아버지를 향한 매우 특별한 작별인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교황의 장례식 행사기간 이탈리아 영공을 보호하기 위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배치할 것이라고 제임스 아파투라이 나토 대변인이 7일 밝혔다.

아파투라이 대변인은 "이것은 전례없이 세계 지도자들이 집결하는 상황에서 안전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이탈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나토는 AWACS기를 파견, 영공 정보를 이탈리아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의심스러운 점이 발견된다면 이탈리아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쌍둥이를 얻은 한 폴란드인 부모가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모하며 자식의 이름을 요한(John), 바오로(Paul), 카롤(교황의 본명)이라고 지어 화제다.

아버지인 자누츠 아다미에치씨는 "지금은 매우 특별한 시간으로 우리는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아들들도 첫 이름에 만족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 선출돼 떠나기전까지 머물렀던 교회밖에서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던 산모가 남자아이를 출산했는데 이 아이에게도 카롤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폴란드의 PAP통신은 전했다.

○…폴란드 우정국은 8일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맞춰 추모우표를 발행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우표는 파란 하늘을 등지고 선 교황의 얼굴과 '요한 바오로 2세 1920-2005'라고 쓰인 헌사가 들었으며 성베드로 성당의 모습이 담긴 봉투와 함께 발행된다. 이 우표는 폴란드 예술가인 발데마르 스위어지가 디자인했으며 560만장이 인쇄돼 팔릴 예정이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