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수준 너무 높아 기업 재무구조 위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제수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금리수준과 금리체계의 미정비가 우리나라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입자유화 압력을 견디는데 크게 체약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5월말 현재 수출실적은 37억「달러」를 넘어섰고 외환보유고도 35억「달러」에 이르러 해외부문으로부터의 수입자유화 압력과 함께 국내통화 팽창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외화대부를 늘리고 원자 흡수를 위해 수출을 점차 늘려 나갈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곧 닥쳐올 개방경제 체제에 대비한 국내금리 체계와 수준이 국제수준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어 국제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77년 4월말 우리나라의 표준금리는 일본·미국·서독에 비해서 연 11∼12「퍼센트·포인트」이상의 차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높은 금리수준은 기업에 대한 각종 우대정책 금융의 혜택을 고려해도 외부자금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을 외국에 비해 높게 만들며 이것은 곧 기업의 국제경쟁력 배양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이 높은 금리수준의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이 은행차입을 중심, 외부자금에 72%가 넘게 의존하고 있어 그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금리체계는 일반 대출금리가 상업어음 할인율과 같아「단기 저리·장기고리」라는 합리적인 금리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해 단기어음이 정기예금이나 장기금융채·사채에 비해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는 등 금리체계가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불균형은 결국 기업에 대해서는 장기금융을 찾게 하고 저축 자는 단기성 저축에 몰리게 해 자금수급의 불균형을 야기 시킴으로써 금융기관의 장기 설비금융 재원을 부족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충분한 설비자금을 은행을 통해 공급받지 못하는 현상은 기업으로 하여금 사채 등 단기성 유동부채에 크게 의존하게 만들어 재무구조의 불안정성과 한층 더 높은 금융비용을 갖게 한다.
따라서 경제계는 금리체계를 과감히 개선해서 금리의 자금수급 조절기능을 강화시켜 기업의 금융비용 절감이 국제경쟁력 강화의 필수요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