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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이색경영<일「혼다」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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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2면

기업은 끝없는 경쟁의 연속이다.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기 위해선 남보다 한발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 보통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영방법을 늘 탐구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
이색경영의 도입엔 모험이 따른다.「리스크」가 있는 반면 다른 기업보다 나은 성과를 누릴 수 있다.

<경영전략 일원화>
이색경영을 발상 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사고에서의 탈피를 의미한다. 처음엔 약간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성과가 나타나면 곧 여러 기업에 확산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처음엔 저항을 받게 마련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이색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해 본다.
일본의 세계적인「오토바이·메이커」인「혼다」기연은 임원들에게 담당을 주지 않고 역원 실 제도를 두어「풀」로 일을 하게 한다.
임원들은 방을 따로 쓰지 않는다. 커다란 방에서 한꺼번에 일을 본다. 회의가 없는 날은 모두 밖에 나가서 종업원·거래선 등을 광범하게 접촉한다. 스스로 정보를 얻고 감을 잡으란 뜻이다.
기업의 경우 임원은「라인」의 위치에서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임원에「라인」이 없으면 바지저고리가 되기 쉽다. 임원이 「라인」의 위치에 서면 정보취득이나 업무파악은 빠를지 몰라도 그런대로의 단점이 있다.
즉 담당 업무 외에는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임원회의를 해도 자기소관 업무만 보고하고 다른 부서의 일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예의처럼 된다.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이나 경영전략 등에 대해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혼다」기연에선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역원 실 제도를 만든 것이다.
임원이 될 만한 정도의 인물이면 어느 분야에서든「엑스퍼트」이며 보통이상의 안목과 경험을 갖고 있다.

<한방에 모여 토의>
이런 사람들을 어느 분야에만 매달리게 하는 것은 낭비이므로 일상업무에서 분리시켜 보다 큰 것을 생각게 한다는 발상이다. 역원 실 제도는 여러 임원들을 모아 집단사고로써 기업의 기본적인 방향이나 전략을 짜낸다는 것이다.
따라서「혼다」기연에서의 역원 실은 대표 취체 역에 위임되어 있는 업무집행 기능을 일부 분담하는 기관이다.
임원들이 한방에 모여 잡담도 하고 토의도 하는 동안 새로운「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담당이 없는 자유로운 입장이기 때문에 일 처리를 훨씬 객관적으로 할 수 있다 한다.
「혼다」기연의 역원 실 제도는 처음엔 다소 저항이 있었으나 요즘은 아주 정착화 됐다.
역원 실은 이제「혼다」의 두뇌집단으로서 위로부터의「아이디어」나 아래로부터의「아이디어」가 정선되는 곳이다.
높은 차원에서 집단사고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거의 줄일 수 있다 한다.
현재 역원실의 운영은 자금·인력·물자의 3전문회로 나누어 11명의 임원이 나누어 맡고 모든 일은 매주 한번 씩 열리는 합동전문 회에서 처리토록 되어 있다. 합동전문 회는 1주씩 교대하는 당번이 사회·시간배정·정리 등을 담당한다.
각 전문 위를 두어도 임원이「라인」화 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회사경영 전반을 관조할 수 있게 한다는데 가장 신경을 쓴다. 전문 회에서 토의된 결론은 최고의사결정 기관인 전무 회에 제안되고 여기서 결정되면 각 관리조직에 지시된다.
1년에 두 번씩 집중 합동 전문 회를 열어 각 부문별 단기·중기 목표를 토의하는데 여기서 제안된 것을 전무 회가 확인하면 그대로 시행된다.
각 전문 회는「라인」으로부터의 제안뿐 아니라 임원 개인의「아이디어」도 토의하는데 임원의 제안은 고차원적인 것이 많다.
「혼다」가 담당 임원을 없애도 사업상대자가 담당이 있기 때문에 업계·관청·정계·금융·보험·환경 등의 분야엔 대외 창구역원을 두고 있다. 역원실 제도의 성패여부는 임원간의 인간관계란 점이 그 동안의 경험으로 드러났다 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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