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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브-브라운, 의회증언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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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싱글러브」장군은 합참 참모들도 자기같이 철군에 반대한다고 말하는데 사실인가.
「브라운」=합참의 의견은「싱글러브」장군의 의견과는 다르다. 합참은 「카터」대통령이 말한 계획대로 하면 미국은 한국에 대한 공약을 계속 유지하고, 태평양세력으로 계속 남으면서 한반도의 안정을 파괴하지 않고 지상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있는 장교들 중에서도 「싱글러브」와 의견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싱글러브」는 미지상군 철수가 새로운 전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귀하의 정보에 따른 판단은 어떤가.
「브라운」=다소의 전쟁모험은 있지만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북괴가 정상적인 정신상태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의 결과까지는 예측할 수가 없다.
-지상군철수의 근본이유는, 인권문제와 관계 있는가.
「하비브」=인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한국의 군사력이 미국의 지상군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계에 도달했기 대문에 철군방법은 「카터」대통령의 말대로 신중해야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무엇인가.
「하비브」=(한미방위조약 제3조를 낭독한 뒤)북괴가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은 헌법절차에 따라 의회와 협의를 거쳐 공동의 위험에 대처하는 행동을 취하도록 되어있다.
-미국이 한국에 가지고있는 이해는 어떤 것인가.
「하비브」=동북아의 안정은 한국의 안정에 달려있고, 태평양지역의 안정은 동북아의 안정에 달렸다. 동북아는 전통적인 분쟁지역이다. 한국의 안전은 동북아의 안전에 필수적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아시아」국가들 모두가 미국의 한국에 있어서의 존재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미방위조약은 언제까지 유효한 것인가.
「하비브」=(동조약 제6조를 낭독한 뒤) 한국과의 방위조약은 전쟁억제의 기본을 이루고, 북괴에 전쟁도발의 결과를 경고하는 구실을 한다. 「아시아」국가들은 한미방위조약이 계속 필요하다고 믿는다. 방위조약은 일방적인 정책선언과는 다른 것이다. 방위조약은 우리의 엄숙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철군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하비브」=일본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상태를 원치 않는다. 일본은 미군철수가 자기들의 안보이익과는 상반된다고 믿는다.
-북괴가 전쟁을 일으킬 때 일본의 반응은.
「하비브」=일본은 한반도의 새로운 전쟁위험을 일본의 불안요소로 간주한다. 일본은 한국의 안보에 일본의 안보가 직결되어 있다고 본다.
-한반도에 대한 소련과 중공의 이해관계는.
「하비브」=중공과 소련은 북괴의 남침이 자기네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거기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
-중공과 소련은 북괴에 큰 영향을 행사하는가.
「하비브」=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본다.
-행정부는 철군과 관련하여 한국에 군사차관을 비롯한 원조를 약속했는가.
「하비브」=우리는 한국에 아직 아무런 공약도 한 것이 없다. 원조의 규모 같은 것은 숫자로 논의한 바도 없다. 상세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서울협의에서 지원문제는 의회와 협의를 하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상군의 철수는 미국에 어떤 이익을 주는가.
「하비브」=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킨 것은 한국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안보를 유지하는데 현재 규모의 군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상군 주둔 없이도 한국안보는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4∼5년 동안 지상군을 철수하면 미국의 국가이익은 보호되는가.
「브라운」=충분히 보호된다. 미국지상군 없이도 공약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미국의 국가이익은 더욱 잘 보호된다.
-철군에 대한 보완조치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하비브」=행정부는 아직 한국의 전력증강 방법이나 규모를 결정한 것이 없다. 한국에서도 아직은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다만 어떤 것이 필요한가를 알려왔을 뿐이다. 숫자가 결정된 것은 없다.
-북괴는 전술핵무기를 가지고 있는가.
「브라운」=모르겠다.
-미국의 철군결정에 중공과 소련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하비브」=미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소련과 중공에 우리의 입장, 주한미군주둔의 목적, 방위공약의 목적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소련 중공과 상의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가 아니라 전쟁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철수하는 지상군이 가지고있는 전쟁비축물자는 어떻게 한국군대에 양도되는가.
「브라운」=미군이 사용하기 위해서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비축물자 구매에 관한「케네디」수정안에 따라서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국군에 양도될 수 있다.
「도널드·프레이저」=제2보병사단을 본토로 철수하는 것이 경비절감이 안 된다면 철수는 결국 전쟁억제력의 약화만을 가져온다는 것이 아닌가. 한국의 국내 정세로 보나 한반도의 안보에 관한 남북의 정치적 대화의 가능성으로 보아 철군의 기회의 포기같이 보인다.
일방적으로 미 지상군을 철수함으로써 우리는 공산주의자 편으로부터 아무런 대가도 얻지 못한다. 먼저 한국의 국내문제와 북괴와의 대화에 관해서 정치적 접근을 시도하여 본 후라면 철군에 찬성할 수가 있겠다.
「하비브」=우리는 철군한다고 해서 한국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에 계속 공약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귀하가 지적하는 그런 해결책을 위해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은 한반도긴장완화를 모색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4, 5년이라는 기간은 어떤 조건하에서 연장될 수 있는가. 예컨대 북괴가 전술핵무기를 갖추면 연장될 것인가.
「브라운」=한국의 전력증강계획이 예정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철군기간은 연장될 것이다. 그러나 합참은 한국군의 전력증강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다. 「카터」의 철군결정은 확고한 것이다. 그리고 북괴가 전술핵무기를 갖추면 그것도 철군기간재조정의 원인이 될 것이다. 남북한의 군사적 균형이 파괴되면 철군기간의 재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미지상군 철수로 한국의 인권사정은 나빠질 것으로 보는가.
「하비브」=철군은 인권과는 별도로 결정됐다. 인권문제로 철군문제를 재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권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철군을 결정한 것은 유감이다. 인권의 개선을 위해 철군문제를 재고하기 바란다.
「하비브」=미군이 모조리 철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미국은 계속 노력할 것이다.
-소련은 주한 미 지상군철수를 갈망하는가.
「하비브」=갈망이라는 말은 적절치가않다. 소련과 중공은 북괴의 주한미군철수요구를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러 차례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목적을 설명하여 소련과 중공은 그 점을 이해했다.
-미군철수를 가지고 소련과 중공은 북괴와 흥정할 수 있지 않은가.
「하비브」=그들은 그런 흥정을 하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의 사례로 보건대 소련과 중공은 북괴에 모험을 촉구하고있지 않다.
-오산 등지에 주둔하는 미 공군은 전쟁이 날 때는 작전지휘를 할 수 있는가.
「브라운」=그렇게 하라고 공군력을 계속 주둔시킨다. 전쟁이 나면 미 공군이 한국군의 작전을 지원하고 작전을 지휘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제2보병사단은 실질적인 전투력이기보다는 상징적인 「트리프·와이어」(인계철선)였던 것이 아닌가.
「브라운」=제2보병사단의 역할은 「트리프·와이어」라는 상징적인 역할 이상이었다. 제2보병사단은 이를테면 대전차전투능력을 제공하여왔다.
-방위조약 말고는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켜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비브」=미군은 전쟁방지역할을 했다. 그것은 미국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이다. <이후는 비공개><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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