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동기와 사회적 책임(31)기업의 도산<경계 10개 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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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사람이 병이 나면 먼저 열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도산을 할 때는 몇 가지 징후가 나타난다. 기업은 항상 거래선의 징후를 주의 깊게 살펴야 연쇄도산이나 도산락전을 막을 수가 있다.
기업의 경영엔 오르내림이 있다. 내려가다가 다시 재기할 수도 있고 잘 돌아가다가 도산으로 급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거래기업을 「체크」하는데 항상 종합적인 관찰과 진단이 필요하다.

<이해관계 재확인>
도산의 첫 신호는 먼저 소문으로부터 온다. 어느 회사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있으면 무심히 듣지 말고 이를 갈 챙겨보아야 한다. 소문이란 때론 허무맹랑할 수도 있지만 대개 어떤 건덕지가 있어서 생기는 법이다. 기업은 항상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재빨리 「캐치」하여 자사와의 이해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오랜 관행에 비추어 기업 도산의 징후를 잡는 덴 다음의 10가지 「포인트」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①어음융통을 얼마만큼 하는가?
기업 도산은 부도에서 발단되는 것이므로 기업이 어음융통을 얼마만큼 하는 가도 그 기업의 건실도를 아는 맥점이 된다. 갑자기 어음을 많이 융통한다든지 고리채를 겁 없이 쓰는 기업은 일단 주의를 해야한다.
②타사와의 결제관계는 어떤가?
타사와의 결제에 잡음이 있으면 일단 경계를 요한다.
③최근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가?
기업이 자산을 갑자기 팔거나, 내놓으면 그것을 모두 도산의 조짐이라고 보는 것은 속단일지 몰라도 일단은 그 이유를 알아봐야 한다. 갑자기 자산을 팔려는 것은 그만큼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④주력은행은 있는가?
기업을 늘 뒷받침해주는 주력은행이 있으면 한결 신용도가 높다고 보아야한다.
⑤경리책임자가 잔업을 하고있지 않는가?
도산의 위험에 처해있는 기업은 자금의 아슬아슬한 운용 때문에 경리책임자가 매우 분주하다. 경리책임자가 밤늦게 잔업을 한다든지 은행에 자주 드나들면 그 기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일단 짐작해야한다.

<경리업무도 주시>
⑥임원간의 대립은 없는가? 임원간에 대립이 있으면 그 기업은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임원간의 대립이 벌써 외부로 알려질 정도면 그것은 상당히 심각하다는 증거인데 임원간의 대립을 책임전가와 인사불화를 일으켜 기업 도산을 재촉하는 자극제가 된다.
⑦사장이 현장에 자주 가지 않는가?
사장이 현장에 자주 나타나면 그 기업은 일단 안심해도 좋다. 「핀치」에 몰려있는 기업의 사장은 은행 또는 기타교섭에 바빠 공장이나 영업소에 갈 틈이 없다.
⑧유능한 인재가 떠나지 않는가?
경영상태가 악화되면 유능한 인재가 먼저 회사를 떠난다. 이들은 기업내부사정을 잘 알고있어 도산의 냄새도 가장 먼저 맡을 수 있다.
따라서 집단이직사태가 나는 기업은 특히 경계해야한다. 종신고용제가 일반적인 동양에선 여간 중대한 이유가 아니곤 좀체로 이직을 하지 않는다.
⑨종업원의 의욕은 어떤가?
기업의 경영실태는 종업원의 일하는 태도나 의욕에서 나타남으로 이를 갈「체크」한다.
⑩노사대립은 없는가?
노사대립은 기업 「에너지」를 소모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노사분규가 빈번하거나 그 도가 심한 기업은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해도 거의 틀림이 없다.
이러한 10가지의 도산「체크」포인트는 일반적인 성향이지 모든 기업에 그대로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런 일반적 성향을 토대로 모든 일을 처한 상황에 따라 신축성 있게 대처, 처리해야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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