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기름진 음식은 십이지장궤양에 나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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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은 소화성 질환이라고 해서 거의 같은 질병으로 취급된다.
음식을 소화시켜야 할 위산이 엉뚱하게 위벽이나 십이지장벽을 부분적으로 소화(?)시켜 구멍을 뚫어놓기 때문이다.
소화성 궤양이 꽤 생기는지, 그 원인을 정확히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로·수면부족·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 유발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스트레스」가 거의 결정적인 발병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고도의 정신작업을 하는 사람들, 예컨대 의사·간부사원·전문기술자·자동차운전사 등에 십이지장궤양이 흔하다. 또 신경이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여성들에게도 적지 않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나 명치부위의 통증·속쓰림·신트림 등이 특징적인 주 증상이다. 그러나 십이지장궤양 때는 공복통이 유난히 심하다.
토혈은 위궤양에 많고 하혈은 십이지장궤양에 많다. 여러 가지 좋은 치료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십이지장궤양은 아직도 난치병으로 꼽힌다.
적절한 치료에 따라서 순조롭게 궤양이 치유되는 경우를 보면 1개월 이내에 50%, 3개월 이내에 25%가 치유된다. 그러나 25%는 오래 동안 치료가 잘 안 된다. 또 치료가 되더라도 재발이 심해서 대개 2년 이내에 50%가 재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왜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잦은가. 그것은 역시 복잡한 현대생활에서 피하기 어려운 갖가지 「스트레스」가 십이지장궤양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3개월 이상 치료를 해도 치유되지 않은 궤양은 수술요법으로 치료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어떻든 일단 치유된 궤양도 과로나 지나친「스트레스」의 연속으로 재발하는 예가 흔하므로 심신의 안정과 충분한 수면은 십이지장궤양의 치료원칙이다. 그리고 약물요법과 함께 철저한 식이요법을 시행하도록 한다.
중상이 심할 때는 죽 또는 연한 음식을 먹는다.
기름진 음식은 소화시간이 길고 위 속에 오래 남아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하도록 한다.
섬유질이 적은 채소류나 산이 적은 과실은 좋다.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식품들이다. 지방질이 많은 생선·쇠고기·돼지고기·굳은 조개류·날계란·소금기가 많은 건어물·「햄」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극성 향신료인 마늘·「셀러리」·고추도 좋지 않다. 술·「사이다」·「콜라」·담배·「커피」등은 위점막을 자극, 위산분비를 촉진해 십이지장궤양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하도록 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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