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석달째… 換亂후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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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 무역 적자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수출(통관 기준)이 1백55억7천2백만달러, 수입이 1백59억3천4백만달러로 무역수지가 3억6천2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수출이 17.5% 증가한 데 비해 수입은 32.9%나 늘었다. 특히 원유 수입액은 24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66.1% 늘어났다.

무역수지는 올 들어 적자로 돌아서 지난 1월 1억2백만달러, 2월 3억7천5백만달러를 포함해 1분기(1~3월) 누적 적자 규모가 8억4천만달러에 달하게 됐다. 3개월 연속 무역 적자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1분기 전체 수출은 4백33억2천4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수입은 4백41억6천4백만달러로 30.7% 늘어났다. 또 지난달 수출액은 역대 월간 최대치인 2000년 6월의 1백52억5천만달러보다 많고, 수입액도 최대치인 지난해 12월의 1백44억5천만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수출 품목별로는 지난달 무선 통신기기가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한 15억달러에 달해 자동차(13억8천만달러)를 제치고 1위 품목으로 부상했고 가전.일반기계.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 등도 10% 이상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섬유류와 선박 등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은 13억3천만달러로 7.3% 감소했고 컴퓨터도 1% 줄었다. 지역별로는 지난달 20일 현재까지 중국으로의 수출이 53.7% 늘어나2.6% 감소한 미국을 앞섰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이라크전이 장기화하더라도 국제 유가가 30달러 이하에서 안정될 경우 무역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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