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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오키스트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스테레오·마니아」는 대개 밝고 「다이내믹」한 「리듬」을 강조하는 음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부드럽고 유려한 「하머니」의 음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로 크게 갈라진다.
「스피커」를 고르는 기준도 이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가 좋아야하는 「스피커」는 JBL 「알텍」과 같은 미국제들이다.
여기 비겨 후자가 찾는 「스피커」는 「탄노이」「크립슈혼」과 같은 서구제들이다. 흔히 미국「스미커」는 대규모의 관현악 곡이나 「로크」음악에 좋고, 서구제는 실내악이나 「모차르트」이전의 음악을 듣는데 좋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서는 음악에 대한 각 국민의 기호의 차가 「스피커」의 소리를 다르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기호는 여러 해에 걸쳐 다져진 것이다.
세계적인 교회악단이 각기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때문이라 하겠다.
가령「뉴욕·필하모닉」은 타악기와 관악「파트」의 「다이내미즘」과 선명한 색채감으로 뛰어나 있다. 「토스카니니」와 「번스틴」이 오랫동안 다져 놓았기 때문이라기보다도 미국사람들의 기호가 그런 음악을 찾았다고 봐야 옳다.
「보스턴」과 「시카고」의 두 교회악단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파리」교회악단의 명 지휘자인 「로린·마젤」이나 「부레에즈」가 「시카고」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비엔나」교회악단은 부드러운 현의 유동 감이나 고전적인 균제미로는 세계 제1로 꼽히고 있다. 이것도 「비엔나」의 오랜 음악적 전통이 만들어낸 음인 것이다.
한편 「베를린」교향악단은 양식적 미감과 정확한 조형감각으로 뛰어나 있다. 그런가하면「런던」교향악단은 정감을 애써 누르는 듯한 표정으로 노래하는 긴장감에 넘쳐흐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밤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연주하는 「암스테르담·콘서트 헤보」교향악단도 화란 사람들이 세계에 자랑하는 음악「메이커」이다.
이 교향악단은 다른 세계적「오키스트러」에 비길 때 가장 소박하고 강직한 편이다.
더욱이 지휘자「하이팅크」도 강인하게 「오키스트러」를 자기 주도에 맞춰 끌어가는 「타입」이 아니다.
따라서「카라얀」이 「베를린」을 지휘할 때처럼 호방 화려한 멋도 「프레빈」이 「런던」을 지휘할 때처럼 유려한 맛은 적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휘자와 「오키스트러」가 완전히 한 몸이 되고 관과 현 그리고 타악의 「액선트」가 신비롭도록 잘 융합되어 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음악의 진수를 알려주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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