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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보완·후 철군」이 우리 입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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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5일 상오10시30분 청와대에서 「카터」미국 대통령특사인「필립·하비브」국무성차관과 「조지·브라운」합참의장을 접견하고 주한 미 지상군철수에 관한 미국의 입장과 기본계획을 설명 받았다.
3시간 계속된 회의에서 「하비브」차관과 「브라운」대장은 주한 미 지상군을 앞으로 4, 5년 안에 철수한다는 것이 미국정부의 방침이며 이와 같은 철수는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파괴하거나 북한 공산주의자의 오판을 유발하는 일이 없도록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며 미국은 한국의 자체방위능력 증강을 위한 한국 측 계획을 적극 지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임방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임 대변인에 따르면 「하비브」차관은 이와 관련, 미국은 대한 방위공약을 충실히 준수한다는 미국의 결의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하고 주한 미 공군은 계속해서 한국에 머물러 있을 것임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미 지상군을 앞으로 4, 5년 안에 철수하겠다는 미국의 누차에 걸친 공식표명을 기본방침이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고 『미 지상군 철수에 수반하는 대비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지력의 보전과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이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의 자체방위를 증강하는 등 「선 보완, 후 철군」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며 반드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대변인의 발표한 회담에서의 박 대통령의 발언내용.
『미군이 지난 30년간 한국에 주둔하면서 6·25동란 때에는 공산침략을 격퇴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이어 휴전 후에는 북한공산주의자의 전쟁도발을 억지 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공로를 치하한다. 미 지상군철수문제에 관한 한국 측의 기본 입장은 다음과 같다.
가, 미 지상군이 영구히 한국에 주둔할 수도 없고 또 그것은 우리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반도에 전쟁위험이 상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만일 평화정착 때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다고 한다면 적어도 긴장이 완화되고 전쟁위험이 현저히 감소될 때까지 만이라도 주한미군의 현상유지를 희망해왔으며 이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고 지금도 이와 같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나. 그러나 미국정부가 미 지상군을 앞으로 4, 5년 안에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공식적으로 표명한바 있으므로 우리는 이를 미국의 기본방침이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제반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 ▲앞으로 4, 5년은 우리의 자주국방태세완비를 위해 총력을 경주할 시기라고 생각하며 이목표의 달성을 위해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
다, 미 지상군철수에 수반하는 대비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재발을 방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억지력의 보전과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이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의 자체방위력을 증강하는 등 필요한 보완조치가 철군에 연결되어 확실하게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선 보완, 후 철군」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며 반드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이 자리에는 한국 측에서 최규하 국무총리·박동진 외무·서종철 국방장관·김정렴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미국 측에서는 「리처드·스나이더」주한미국대사·「베시」주한「유엔」군 사령관·「오도너휴」국무차관 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하비브」차관일행은 청와대 예방에 이어 이날 하오4시에는 중앙청으로 최 총리를 예방, 실질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교환하는데 이 자리에는 한국 측에서 윤하정 외무차관·토재현 합참의장·박쌍용 외무부 미국 국장 등이, 미국 측에서는 「스나이더」대사·「베시」사령관·「번즈」미8군부사령관·「오도너휴」보좌관 등이 배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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