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예술은 죽어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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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는 죽어가고 있다. 시뿐 아니라 소설을 포함한 문학은 죽어가고 있으며 미술·음악 등 예술도 죽어가고 있다. 오늘날에는 모든 것이 「쇼」가 돼가고 있으며 오락으로만 치닫고 있다.』
현재「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살고있는 75년도「노벨」문학상수상시인「에우제니오·몬탈레」(80)는 현대의 모든 예술·문학에 대해 혹독한 비관론을 편다.
그는 오랜 문화의 전통과 유산을 갖고 있는 그의 조국「이탈리아」마저도 몇 조각의 기념물 외에 모든 지성적 전통을 잃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는 요즈음 현대시를 거의 읽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엘리자베드」조 시대의 비극들을 읽고 있다. 시의 「시즌」은 이미 끝났으며 「새로운 것」은 아직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예술은 상업화돼가고 있다. 이는 바로 자기파괴의 길이다. 나는 한때「찰리·채플린」을 좋아했었으나 영화는 더 이상 보지 않는다. TV는 타락의 샘이며 오직 탐욕과 과대망상만을 유포시키고 있을 따름이다.』
이런 현상은 생의 「리듬」과 절도를 위험스럽게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의 최근 시작들은 현대의 이러한 「어두움」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몬탈레」 는 이 같은 암영이 그의 마지막 「비전」을 가리고 있음을 긍정한다. 그러나 결코 어떤 희망만은 포기치 않는다고 덧붙인다.
그의 최근 시작들에 나타나는 「공포」는 이런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
그가 요즈음 다루고 있는 「죽음」에 대한 주제는 이 세계의 종말과 죽음을 표현하고 있다.
『세계는 공포에 가득 차 있다. 새로운 전쟁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 현대의 비극적 미래에 대한 공포 등. 우리는 새로운 전쟁을 도발치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화의 유지 또한 불가능한 것 같다.』
「몬탈레」는 많은 소련의 망명작가들이 그들의 핍박을 명성과 개인적 욕구를 달성하려는데 이용해왔다며 「솔제니친」등을 「가짜 희생자」들로 몰아세우고 있다.
요즈음 「이탈리아」에서 세력을 뻗고 있는 공산주의에 대해서 「몬탈레」는 『그들의 유물론이 싫으며 한 개인이나 일부집단에 의한 독재 때문에 더욱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전혀 그에게 아무런 혼란을 주지 않는다고 밝힌다. <미「뉴스위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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