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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칸타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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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코피」의 원산지는 「이디오피아」로 알려져 있다. 일설에는 「아라비아」에서 전래되었다고도 한다. 「코피」의 어원은 「아라비아」어인 「Qahwah」에서 유래한다.
「콰와」는 술의 일종으로 「알콜」성분이 전혀 없다. 「아라비아」는 회교의 가르침에 따라 술을 금지하고 있다. 술 대신에 마시는 음료가 바로 그 「과와」다.
「아라비아」에 가면 지금도 「키셔」라는 음료가 있다. 고소한 맛에 「커피」의 향기를 가진 이 「키셔」는 「아라비아」산의 콩을 달여낸 물이다.
「코피」가 「유럽」에 전해진 것은 1615년 무렵이다. 십자군에 의해 벌써「아라비아」의 「콰와」가 알려지긴 했었지만, 「그리스도」교도들은 이것을 놓고 시비를 벌였었다. 이교도의 음료이기 때문이다.
「아라비아」쪽에서도 「커피」의 생두가 국외로 새어나가지 않게 엄중한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다만 가공된「커피」만을 수출했다. 「커피」사업을 독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17세기 초, 인도의 한 순례자가 「커피」의 생두를 몰래 감추어 가지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그 뒤를 이어 화란인도 다시금 생두를 갖고 왔다. 1658년 그것이 「실론」섬에서 뿌리를 내려 기어이 그 향기는 사해에 미치게 되었다.
「프랑스」는 「암스테르담」식물원에서 「커피」묘목을 한 그루 분양 받아 재배했다. 오늘날 중남미의 「커피」재배는 「프랑스」에서 이식한 묘목을 원조로 삼고 있다고 한다. 「커피·아라비카」라는 묘종이 바로 그것이다.
「커피」를 끓여서 파는 집이 처음으로 생긴 것은 1645년. 「이탈리아」의 「베니스」에서 「커피」점이 문을 연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영국「옥스퍼드」(1650년)와, 「프랑스」의 「마르세유」(l659년)에서 「커피」를 파는 「카페」가 생겼다.
미국은 식민지시대에 「유럽」에서 전해준「커피」로 처음 그 맛을 보게 되었다. 1670년 「뉴욕」에 상륙한 것이다.
우리 나라엔 미국 선교사들을 통해 그「커피」가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한말 왕실에서 「커피」를 즐겼다는 야화가 많은 것을 보면 낮선 음료지만 우리 구매에도 별로 거역스럽지 않았던 모양이다.
요즘 다방의 「커피」값이 올랐다. 이유는 「브라질」의 「커피」흉년과 「앙골라」내전 때문이라고 한다. 모두 「커피」산지로 유명한 나라들이다. 석유도 마침 같은 날 값이 올랐다.
한때는 우리와는 면식도 없었던 것처럼 생각되던 「아라비아」인데, 요즘은 석유로 인해 그 눈치를 보아야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아득히 먼 대륙의 「앙골라」에서 일어난 내전까지도 우리의 가계에 영향을 주는 세상이 되었다. 「바하」의 즐거운 『커피·칸타타』가 우리 귀엔 심드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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