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 나라 먼저보기] 15. 울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8면

벚꽃의 개화를 알리는 진해 군항제의 막이 오르면서 본격적인 나들이 철이 시작됐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이남 지방에는 하얀 목련이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매년 이맘때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서는 미나리를 수확하는 농촌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향이 좋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나라님께 진상했다는 언양 미나리가 제철을 만난 것이다.

특히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 아니라 미나리꽝에서 방금 수확한 것이어서 가장 맛이 좋다.

언양읍 어음하리 최일곤(46)이장은 "언양 미나리 맛이 뛰어난 것은 이 지역의 토질 때문"이라며 "다년생 풀인 미나리는 재배하는데 손이 별로 안가며, 겨울철을 제외하고 1년에 서너번 수확할 수 있다. 수익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언양읍내 도로변에는 미나리를 단으로 묶어 판매하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요즘은 수확량이 적어 한단에 4천원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보름 정도 지나면 값이 1천원쯤 떨어진다고 한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1970년대 초반 동국대학교 불교 유적 조사단이 발견한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은 강바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물에 잠기는 경우가 적지만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는 갈수기인 겨울철을 제외하고 항상 물속에 잠겨 있다.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울산시가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사연댐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 설치된 대형 모형도를 통해 감상할 수밖에 없다.

천전리 각석은 앞으로 15도 비스듬히 기울어진 너비 9.7m, 높이 2.7m의 암벽에다 선사시대의 기하학적 무늬에서부터 신라시대의 기마(騎馬)행렬도까지 걸쳐 다양한 그림을 오랜 기간에 걸쳐 새겨놓은 것.

신라 진흥왕의 부친이 이곳을 찾았다는 글과 화랑들의 이름도 적혀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햇볕이 잘 드는 오전 11시 전후가 사진 찍기에 적당한 때다. 주변의 풍광도 뛰어나다.

남한에서 발견된 10여 곳의 암각화는 추상적인 문양인데 반해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가 바다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등 동물과 인물이 주로 새겨져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두 곳 모두 현장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자수정 동굴나라

울주군은 2월의 탄생석인 자수정의 대표적인 산지다. '자수정 동굴나라'는 폐광된 자수정 광산을 이용해 만든 테마공원(울주군 삼남면.052-262-5588)이어서 강원도에서 볼 수 있는 석회암 동굴과는 크게 다르다.

기존의 광산을 더 넓혀 6년 전에 문을 연 2층의 화강암 동굴로 길이는 2.5km다. 내부에는 원주민 생활관, 조각관, 인류 변천사관, 자수정관 등이 민들어져 있으며 반구대 암각을 재현해 놓기도 했다.

그리고 동굴 중앙의 공연장에서는 1시간 30분 간격으로 하루 6회 필리핀과 러시아의 아크로바트 공연단이 40분간 공연을 한다. 동굴만 관람하는데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입장료는 3천원(어린이)~5천원(어른).

동굴 내부에는 수심 1.5m의 수로가 있으며 고무보트를 타고 동굴 속을 탐험할 수 있다. 약 8분이 걸리며 이용료는 2천원(어린이)~3천원(어른)이다.

울주=김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