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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1백50주기 맞아 서독 음악업계 열띤 경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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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크푸르트=엄순현 특파원】
악성 「베토벤」의 1백50주기(3월26일)를 맞은 서독은 또 다시 「베토벤·붐」을 노리는 갖가지 축전준비 한창이다.
다채로운 「베토벤」축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음반 출반업계. 금년 중 세계 각국으로부터 12개의 유명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출생지인 「본」시를 방문, 이 고장이 낳은「가장 위대한 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연주회를 열기로 돼있다.
현재까지 짜여진 「프로그램」은 7년 전의 「베토벤」탄생 2백주년 때 베풀어졌던 축전들처럼 크게 화려하지는 못하지만 또 한번의 「붐」을 일으킬 축제 「무드」가 무르익어 가고있다.
이번 기념행사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사항은 음반업자들이 「베토벤」팔기 위한 음반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그러나 현재로는 「베토벤·붐」을 타고 음반업계가 그의 작품을 투매 가격으로 대량 판매해 크게 재미를 보았던 70년도 「베토벤의 해」와 같은 선풍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래서 지금 서독 음반업계가 추진하는 「베토벤·붐」조성은 상당한 위험 부담까지 안고 있다.
이 같은 음반업계의 「베토벤」작품 판매 전략에 따라 「헤르베르트·폰·카라얀」「카를·뵘」「버나드·하이팅크」(「암스테르담·콘서트헤보·오케스트라」지휘자) 등 유명 지휘자와「브렌델」「폴리니」등 유명 연주가들이 음반 취입을 위해 또다시 「스튜디오」에 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50년대와 60년대에 두 번씩이나 「베토벤」「심포니」전곡을 지휘한 바 있는「헤르베르트·폰·카라얀」은 「도이체·그라마폰」사의 위임을 받고 세 번째 지휘를 맡게 됐다.
「카라얀」을 처음 기용하여 「베토벤·심포니」를 출반, 큰 재미를 봤던「엘렉트로라」사는 그를 기용할 수 없게 되자 묵은 음반의 대량 염가 판매를 서두르고 있다.「필립」사는 「피아니스트」「알프레드」「브렌델」을 기용, 전 「베토벤」「피아노」연주곡의 출반을 진행 중이며 현재 25개의 취입을 끝마쳤다.
이에 맞서 「도이체·그라마폰」은 이번 가을에「폴리니」연주의 「베토벤」후기 「소나타」곡을 출반할 계획이며 「레오드·베른슈타인」에 의한 새「피델리오」도 내놓을 예정.
이 같은 음반업계의 「베토벤」작품 출반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은 날로 열도를 더해 가고있다.
이번 「베토벤」기념 행사는 동독에서도 국가행사의 최상급에 해당할 정도로 「베토벤」을 「민족의 유산」이라고 정중하게 추모하고 있다. 3윌20일∼27일 사이에 열렸던 국제「베토벤」회의 등 17개의 기념행사 외에도 동독 국영음악 출반사에서는 1백50개로 된 완전한 「베토벤」판을 처음으로 출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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